압록강을 사이에 둔 북한의 신의주와 중국의 단둥지역을 국제규모의 소프트웨어·멀티미디어 전문 개발단지로 조성하게 되는 「신의주밸리(가칭)」 계획이 본격 추진된다. 이와 함께 IT분야의 남북교류 논의에 대한 구심점을 확보하고 나아가 민간차원의 정책대안과 기술표준을 제안하게 될 산학연 상설포럼기구 「통일IT포럼(가칭)」이 전자신문사 주관으로 오는 9월 정식 발족된다.
전자신문사는 14일 본사 회의실에서 금강산국제그룹 및 금강산국제그룹이 투자한 한국의 하나비즈와 공동으로 그동안 북한측과 물밑 접촉해온 「신의주밸리계획」을 정식 추진키로 합의했다. 관련기사 5면
언론사 방북 사장단의 일원으로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7박8일 동안 북한을 방문했던 본사 김상영 사장과 박경윤 금강산국제그룹 회장 및 문광승 하나비즈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합의한 「신의주밸리계획」 추진일정을 보면 우선 오는 2001년 3월까지 제 1단계로 최대 400명의 북한개발인력을 수용하고 30여개의 한국 IT기업이 입주할 「단둥밸리」를 단둥시내 중심가에 구축키로 했다. 또한 2002년 3월까지는 제2단계로서 단둥밸리를 베이스캠프로 하여 최대 1000여명의 개발인력과 100여개의 기업이 입주하게 될 「신의주밸리」를 신의주지역에 직접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전자신문사와 하나비즈는 이달중 국내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를 통해 「신의주밸리추진사업자협의회(가칭)」를 발족키로 하고 이 기구를 통해 오는 9월부터 북한의 유효 고급인력을 단둥지역으로 출퇴근시켜 1개월 단위의 정보기술 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이어 10월부터는 한국 IT기업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용역물량(일감)을 제공함으로써 남한기업과 북한기술이 연계되는 남북IT교류사업을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금강산국제그룹과 하나비즈는 이미 지난달 19일 단둥현지에서 남북IT교류의 거점이 될 약 200평 규모의 「코리아북남교역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이곳에는 남북IT교류사업에 필요한 초고속전용선을 비롯한 통신시설과, 업무 및 북한인력 교육장비로 쓰일 수십대의 펜티엄Ⅲ컴퓨터 장비와 남북인사들이 묵게 될 객사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단둥은 신의주와 15∼2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조(中朝)우호조약에 의한 무비자·무관세 지역이기도 하다.
오는 9월 21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정식 창립식을 갖고 출범하게 될 통일IT포럼에는 한국전산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통신정책연구원·산업연구원·현대경제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등 인문·사회·이공계연구소의 전문가들을 비롯, 한국통신·SK텔레콤·하나로통신 등 대기업과 현대아산·IMRI·조선인터넷 등 대북사업관련기업의 대표 및 고위임원들이 회원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이 포럼은 오는 10월부터 매월 정례조찬모임을 열고 IT교류에 관련된 시사문제를 주제로 토론하게 되며 이와는 별도로 남북교류방안 및 정보처리남북표준안 등에 대해 전문적인 연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또한 상황의 발전에 따라 북측인사를 초청하는 형식의 간담회나 세미나 등을 열어 IT분야의 인사교류도 병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서현진논설위원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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