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파워10인>하

◇루이 플랫(59):휴렛패커드(HP) 전 최고경영자(CEO). 2명의 친 딸 외에 입양한 두딸이 더 있다.

작년 7월 현 CEO인 칼리 피오리나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그가 CEO로 있는 7년 동안 이 회사의 매출은 164억달러에서 424억달러로 늘어났으며 순익은 7배 증가했다. 그가 이번 「파워10인」에 선정된 것은 이런 「숫자상의 증가」 때문이 아니다. 바로 「HP웨이」라 불리는 HP의 창설 이념, 즉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기업」이란 철학을 어느 누구보다도 가장 잘 구현했기 때문이다. 피오리나 현 CEO와 달리 드러내기를 싫어하는 그는 「산타로자」라는 포도주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위에서 『그의 성공은 원만한 인간관계 때문』이라고 말할 만큼 가슴 따뜻한 남자다.

비록 일부에서 『인터넷 혁명을 도외시했다』는 비난을 하고 있지만 애질런트 등 HP의 분사 정책을 성공적으로 주도한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81년 그의 부인이 암으로 죽자 홀로 두딸을 키우며 가사를 손수 해결, 「여성들의 문제」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한다. 그의 이런 체험은 한때 남성에 비해 두배나 높았던 HP의 여성 이직률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한몫하기도 했다. 『그의 성공은 따뜻한 인간관계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토니 라이더(59):미 2위 신문사인 나이트라이더의 회장 겸 CEO. 부인과 4명의 자녀가 있으며 마라톤을 즐기는 마라톤맨이다. 85년 실리콘밸리를 떠났다가 14년 만인 작년에 다시 돌아왔다. 10년전에도 유일하게 「파워10」인에 선정된 그야말로 파워맨이다. 그가 CEO로 있는 나이트라이더는 28개 도시에서 31개 종류의 신문을 발행하고 있는 포천 500대 기업이다. 라이더는 실리콘밸리의 3대 사회문제인 주택·교통·교육 등을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24세때 할아버지 헤르맨 라이더가 시작한 신문 체인의 후계자로 밸리에 처음 발을 디뎠으며 95년 7월에는 삼촌에게서 머큐리뉴스를 물려받았다.

◇제이 해리스(51):새너제이머큐리뉴스 회장 겸 발행인. 부인과 2남1녀를 두고 있다.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머큐리뉴스의 세번째 발행인으로 역대 발행인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파워10인」 중 유일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밸리의 장군」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노스웨스턴대학 신방과 교수를 지낸 그는 기자·편집인·신문 경영인 등 언론계에서만 35년간 종사했다. 교수 재직때는 소수민족의 저널리즘에 대해 매년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소수민족의 인권에 큰 관심을 보였다. 50이 넘은 나이임에도 매일 오전 5시30분에 회사에 출근한다. 매주 일요일밤 방영되는 인기 TV드라마 「스타트렉」을 즐겨 시청하는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스페인과 베트남어판 주간신문인 「누에보문도」(96년)와 「비에트머큐리」(99년)를 발행한 일이다.

◇존 도에르(49):벤처캐피털인 「클라이너퍼킨스코필드&바이어스」에 속해 있는 신화적 벤처투자가. 부인과 두딸이 있다. 75년 인텔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밸리와 인연을 맺은 그는 지금 워싱턴 정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최고의 밸리 대사」다. 현 부통령인 고어는 물론 워싱턴 정가의 거물들이 그에게서 「하이테크」를 사사 받았다. 사무실을 부인과 두딸의 사진으로 가득 채우고 있는 그는 박스데일 전 넷스케이프 최고경영자, 존 체임버스 시스코 최고경영자와는 흉금을 털어 놓는 막역한 관계다. 그는 80년 30세의 나이로 클라이너퍼킨스에 참여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