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바른손

팬시 캐릭터를 무기로 삼아 인터넷업체로의 변신을 표방하고 나선 바른손(대표 임호석)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바른손은 지난 2일 엔씨소프트,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나이트스톰, 강제규필름 등과 「아이스크림」이라는 종합엔터테인먼트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중최고가인 25만5000원을 기록한 후 이틀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바른손은 리타워테크놀러지스와 함께 코스닥시장의 대표적인 인수개발(A&D)주로 지난 5월 31일 벤처인큐베이팅 전문업체인 미래랩(대표 이정석)이 인수한 후 홍콩에서 2000만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하고 화의를 탈피해 인터넷업체로 변신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큰 폭으로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23일 4690원이던 주가가 24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는 등 4일 현재 21만원까지 주가가 상승했다. 인터넷업체로의 변신에 대한 기대심리가 주가에 반영된 탓이었다.

바른손은 지난 달 25일 대주주인 미래랩이 55.1%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인 중고경매사이트 와와닷컴의 지분 67.6%를 총 125억원에 인수하고 인터넷업체로 본격적인 변신을 선언했다. 임호석 사장은 와와닷컴 인수 후 『인터넷업체로의 변신을 모색해왔다』며 『와와닷컴이 가진 온라인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인정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바른손은 와와닷컴의 브랜드 가치가 212억원에 이르고 코스닥시장에 등록할 경우 시가총액 2500억원 이상의 인터넷업체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른손은 또 이번주 내에 세계적인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업체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바른손은 조인트벤처 협상자가 『세계적인 B2B업체라는 것 외에는 아직까지 아무것도 밝힐 수 없다』면서도 『관련 소프트웨어와 B2B 관련 기술이전을 조건으로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계획이어서 전자상거래 기술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른손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바른손이 인터넷업체로의 변신을 표방하고 나섰지만 대주주의 우회적인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하는 셸컴퍼니(shell company)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바른손의 와와닷컴 인수를 놓고 『지난해 8월 설립된 와와닷컴이 무료경매서비스를 제공하며 매출 발생이 거의 전무한데도 주당 액면가의 5배인 500원의 기업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다.

실제 바른손이 증자를 통한 신주인수 형식이 아닌 대주주 보유 구주매입하는 형식으로 와와닷컴을 인수하면서 대주주인 미래랩은 54억원의 평가차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6월 27일 부채탕감을 통한 화의탈피와 인터넷사업 강화를 위해 홍콩계 투자회사로부터 2000만달러에 이르는 헤지펀드를 전환사채 형식으로 도입한 것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헤지펀드는 감독기관에의 등록 및 보고의무, 보유자산 구성 및 성과에 관한 공시의무가 면제돼 있어 언제든지 이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바른손의 총 발행주식수 151만1474주 가운데는 미래랩 31%(50만3916주)를 비롯해 헤지펀드인 코베타인베스트먼트 10%(15만1475주)와 밸류이슈어스인베스트먼트 10%(15만1475주), 코리아인핸스드토털리턴인베스트먼트 15%(22만3760주) 등의 1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로터스아시아 13만4256주, LG증권 홍콩법인 6만7128주의 주식을 확보하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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