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 E라이프>청소년 주체의 문화행사 활발

「놀자, 하자, 같이 웃자.」

우리 청소년들이 문화 주체로 나서서 직접 만드는 문화행사들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어른들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제작해 일방적으로 청소년들에게 전달하는 문화행사가 아니라 청소년들의 시각과 사고로 그들의 꿈과 희망을 표현하는 그야말로 사용자 중심의 문화운동이 본격적으로 일고 있다.

지난해 민간 문화단체들이 문화관광부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영등포구에 설립한 청소년 직업체험센터 「하자(http//:www.haja.or.kr)」에서는 날마다 새로운 문화행사들이 펼쳐진다.

「오리엔탈 파티」 「하자 꼴레지오 슬램파티」 「힙합파티」 등등. 그러나 이 행사는 말이 파티지 그야말로 별 돈 들이지 않고 청소년들이 준비한 그들만의 장기자랑 발표회, 작품 전시회, 놀이·오락시간이다.

평소 소그룹 활동을 통해 노래·춤·연주·그림·영상·조형 등 다양한 실력을 쌓아두고 이를 하나둘씩 선보이면서 파티를 즐기는 것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스스로 기획하고 만들고 처리하는 것.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에서 주인이 되고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워가는 과정이다.

이 하자센터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하자 여름특강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전문가들과 10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21세기 문화 주체로 살아나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행사.

이적·델리스파이스 같은 가수들이 나와 음악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강연하기도 하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사장 등이 인터넷벤처의 희망을 전파한다. 또 현직 방송국 PD들과 함께 직접 방송을 제작하는 실무 경험도 쌓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행사는 이같은 결과물들이 11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에서 모이는 유스페스티벌2000 「Asia야 같이 웃자」다.

아시아 청소년들과 함께 민간 문화단체 관계자들이 주축이 돼 만드는 이 행사는 정부예산이 투입된 국제 행사지만 기획과 준비, 운영 등을 모두 민간에 넘긴 것이 특징이다.

올해도 지난해 광화문 한복판에서 청소년들과 젊은 문화예술인 2만여명이 벌였던 유스페스티벌1999 「광화문에서 놀자」에서처럼 민(民)이 주도하는 가운데 올림픽공원, 명동, 영등포 일대를 중심으로 도심속 문화행사가 준비된다.

11일 낮 12시 연세대 각당헌에서는 「아시아 유스 포럼-아시아의 10대로 살아가기」가 열린다. 한국·일본·홍콩·대만의 청소년 문제에 대한 각종 영상상영과 각국 대안의 10대 문화 그룹들의 사례 발표가 이어져 다양한 각도에서 아시아 10대 문화를 살펴본다.

12일부터 올림픽공원과 명동에서는 본행사와 「아시아 영넷-멀티미디어 쇼와 공연」이 동시에 펼쳐지는데 △아마추어 만화페스티벌 △참참참 음식축제 △해적방송, 채널을 훔쳐라 △난장 1318 열나 등 총 9개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또 매일밤 7시부터는 88잔디마당에서 아시아 10대 청소년들간에 서로 실력을 뽐내는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같은 시간 이번 축제기간에 사이버 본부가 설치되는 명동 미지(mizy)센터 일대의 도심에서는 야외 대형 전광판을 통해 각 곳에서 펼쳐지는 행사들이 생중계되고 특설무대도 마련된다.

13일 영등포 하자센터에서는 △오리엔탈 패션쇼 △아시아 힙합 콘서트 △한국 청소년의 목소리같은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작품의 전시 및 공연이 진행된다. 이밖에도 해외에서 참가한 청소년들이 준비한 각국의 전통소품이 판매되고 토속 음식들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하자센터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조한혜정 교수(연세대 사회학과)는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역군들인 10대들에게 자신들이 좋아하는 문화를 스스로 만들고 즐기면서 문화주체로서 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어른들이 할 일』이라며 『지자체들의 참여로 이같은 행사나 활동이 지방으로도 시급히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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