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선은 통신선·전력선 등 케이블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의 회사다. 최근들어서는 광섬유·광케이블 등 광통신관련 분야에서 세계적 업체로 부상하고 있다. 굳이 수상경력을 들지 않더라도 450㎞ 초대형 광섬유 프리폼을 비롯해 양산을 목전에 두고 있는 622Mbps 광송수신 모듈 등은 세계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광통신관련 사업 및 LCD용 부품이나 반도체용 리드프레임, 필름형 전선 등의 첨단 부품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발 빠르게 e비즈니스를 도입, 굴뚝업체라는 이미지를 털어내고 있다.
LG전선이 디지털경영에 대응할 수 있었던 데는 최고경영자(CEO)인 권문구 부회장의 역할이 가장 컸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권 부회장은 국내에서도 가장 일찍부터 컴퓨터에 관심을 가져온 CEO로 꼽힌다. 대기업에도 개인용 컴퓨터가 몇 대 없던 70년대 중반 처음으로 컴퓨터를 접한 그는 「20년 경력의 컴퓨터 베테랑」으로 통한다.
최근들어서는 인터넷에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권 부회장은 매일 오전 7시 30분 e메일 검색과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웹사이트에서 비철금속 시세를 알아보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이런 권 부회장이 e비즈니스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런지도 모른다. 그의 이런 철학 덕분에 경쟁업체보다 한 발 앞서 e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었다. 이처럼 그는 국내 CEO로는 드물게 디지털 경영철학을 확고히 갖고 있는 인사다.
권 부회장은 늘 『회사의 미래를 개척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CEO의 마인드』라면서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혁명의 시대에 이를 무시한 경영전략은 경쟁력도 의미도 없다』고 자신의 철학을 설파한다.
「IT와 제조업의 조화」를 강조한 권 부회장은 『회사경영에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만이 살아 남을 것』이라면서 『특히 온라인상에서의 판매도 중요하지만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두가 변혁과 혁신을 되뇌이지만 지금이야말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때』라는 권 부회장은 제조업의 IT화를 통한 성과 창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LG전선은 IMF 이전부터 해외승부의 슬로건 아래 꾸준히 추진해온 해외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선진시장에서 고부가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전략 아래 판매비중을 이 방향으로 전환하고 e비즈 시스템을 기반으로 해외 마케팅 인프라의 선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권 부회장은 『지금은 인터넷 시대로 고객들은 수많은 선택의 기회를 갖고 있는 반면, 기업에는 단 한번의 기회만 주어진다. 세계를 상대로 단판 승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경영철학이 지난해 매출액 1조8380억원, 순이익 969억원이라는 사상 최고 실적의 배경이 됐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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