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디자인>굿디자인상품전의 역사

굿디자인(GD)상품전은 처음 실시된 85년부터 올해까지 15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GD제도 실시 첫해인 85년도에는 총 출품작 284점 중 230점이 전자제품이어서 마치 전자제품디자인전 같은 인상을 주었던 게 사실이다. 또 대부분이 대기업 중심으로 출품돼 중소기업의 참여율이 극히 저조해 업종과 기업규모면에서 지극히 제한적인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88년에는 선정부문에 악기류가 신설되는 등 출품분야가 9개로 확대됐고 일용품 부문과 악기류 부문 및 레저스포츠 부문의 증가율이 뚜렷해지면서 전자제품 일변도에서 확연히 벗어났다.

89년에는 가전3사의 불참으로 총 출품수는 288점으로 줄어들었으나 대신 중소기업의 참여가 대폭 늘었다. 제품사이클이 짧아진 점을 고려해 1년에 2번 실시하자는 의견이 제기돼 90년과 91년은 굿디자인상품전이 연2회 개최되기도 했다.

93년은 굿디자인상품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 해. 이때부터 심사위원에 산업디자이너뿐 아니라 엔지니어·마케팅전문가·특허전문가·소비자단체인사 등을 포함시킴으로써 제품 디자인의 심미성과 기능의 합목적성·편리성·독창성 등 종합적인 심사가 가능해졌다. 특히 이때부터 대통령상·국무총리상 등 수상작을 선별해 선정작품 제조업체에 대한 정책·금융·홍보·판매 등 지원을 대폭 강화했고 그 결과 93년 GD상품 신청건수가 92년에 비해 무려 56% 증가한 309점에 달했다.

94년에는 산업기기 분야가 신설됐고 95년부터는 심사에 앞서 제품을 디자인한 디자이너가 직접 제품의 기능에 대해 프레젠테이션하는 제도가 채택됐으며 심사기간도 과거의 2일에서 5일로 늘려 심사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보다 강화했다. 또한 중소기업의 개발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국무총리상과 통상산업부장관상 중 절반을 중소기업에 할애토록 했다. 그 결과 96년에는 출품작 602점 중 310점이 GD상품으로 선정돼 굿디자인상품전 실시후 사상최초로 선정률이 50%를 넘어서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편 역대 굿디자인상품전 수상작을 살펴보면 국내 산업디자인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97년 굿디자인 대통령상을 받은 현대자동차의 스포츠카 티뷰론이 대표적인 예. 티뷰론은 96년 자동차 내수시장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던 와중에도 없어서 못팔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는데 이는 인간의 근육질을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디자인에 절대적으로 힘입은 결과다.

지난해 대통령상을 수상한 LG전자의 대형 냉장고 디오스 역시 국내 대형냉장고 디자인에 새바람을 일으킨 제품. 디오스는 98년 11월부터 시판돼 현재 국내 양문여닫이형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외산대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대형 냉장고의 신규격으로 급속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96년 굿디자인 상품으로 선정된 의료기 업체 닥터리의 심전계(심장질환 검사기구)도 돋보이는 제품 중 하나. 이 제품은 외관이나 디자인이 별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던 의료기기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 의료기기에서 느껴지는 금속성의 차가움을 제거하고 곡선의 부드러운 디자인과 따뜻한 색상을 채용해 산업디자인의 영역을 넓힌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표> 굿디자인상품전 역대 수상내역

출품작 선정작 대통령상/국무총리상

85년 284 48 (구분없음)

86년 250 62 〃

87년 511 149 〃

88년 675 116 〃

89년 288 125 〃

90년 473 118 〃

91년 380 117 〃

92년 174 70 〃

93년 309 87 금성사 김장독냉장고/한국타이어 승용차타이어

94년 389 132 금성사 컬러텔레비전/삼성중공업 굴삭기

95년 447 172 LG전자 벽걸이 하이파이 오디오/코렉스스포츠 자전거

96년 602 310 LG전자 분리결합형 8㎜ 캠코더/임마누엘전자 비만도측정기

97년 422 201 현대자동차 티뷰론/대우자동차 레간자

98년 346 179 LG전자 휴대형 녹음기 아하프리/기아자동차 카니발

99년 419 155 LG전자 냉장고 디오스/한샘 부엌가구 인텔리전트 키친

2000년 685 320 현대자동차 싼타페/삼성전자 55인치 디지털 프로젝션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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