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코리아와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컴팩코리아.
이들 두 회사는 지난 몇년 동안 국내 PC서버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박빙의 승부를 벌여온 맞수 중에 맞수다.
국내에서 PC서버 시장이 막 개화했던 지난 97년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컴팩코리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면 그후 내리 2년 동안은 컴팩코리아가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보면 컴팩코리와 삼성전자는 사실상 종이 한장 차이.
판매대수면에서 삼성전자와 컴팩코리아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론 전체 판매금액에서는 고가의 고성능 PC서버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컴팩코리아가 삼성전자보다 다소 앞서나가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및 인터넷기업을 중심으로 PC서버 시장이 예상 외로 호조를 보이자 지난 2년 동안 컴팩코리아에 1위 자리를 내주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삼성전자는 남은 5개월 동안 PC서버 판매에 총력을 경주,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인터넷과 IDC 붐을 타고 국내 PC서버 시장이 사상 초유의 호황을 누려 상반기 동안 국내에 보급된 PC서버가 지난해 전체 보급대수 2만9000여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총 6900여대, 650억원 가량의 매출을 PC서버 부문에서 달성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같은 추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돼 올 연말까지 국내에서 약 6만에서 6만5000대의 PC서버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히며 『삼성전자는 올 연말까지 추가로 2만여대를 판매, 대수면에서는 컴팩코리아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라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소프트온넷·드림캐스트 등 국내 수십여개 벤처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연달아 맺고 「인터넷솔루션」을 포함한 각종 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 보급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동안 컴팩코리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4웨이·8웨이급 서버 마케팅에 총력을 경주, 대형 PC서버에서도 입지를 다져나간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공세와 관련, 컴팩코리아측은 『최근 들어 닷컴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링 구축에 다소 어려움을 겪어 하반기 들어 PC서버 수요가 다소 줄어들 수 있으나 보수적으로 잡아도 올해 국내 PC서버 시장은 6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컴팩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동안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4배 정도가 늘어난 1만300대, 1100억원 어치가 보급됐다』며 『하반기 들어서도 IDC를 비롯한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의 대규모 주문이 쇄도, 연말까지 적어도 2만5000여대의 PC서버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PC서버 부문에서 삼성전자와의 게임은 사실상 끝났다』고 설명하고 『컴팩코리아는 오히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비롯한 유닉스서버 업계가 차지하고 있는 미드레인지 유닉스서버 시장에 더욱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이를 위해 컴팩코리아는 지난달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인텔과 공동으로 「유닉스서버 걷어내기 전략(일명 「비욘드 선」 캠페인)」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5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펼쳐질 이 마케팅 전략이 성공하면 국내 PC서버 시장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게 되고 나아가 유닉스서버도 제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게 컴팩코리아의 기대다.
두 회사가 목표로 하는 점은 다소 차이가 있을지언정 궁극적으로 국내 PC서버 시장에서 수위 자리를 지속적으로 차지하려는 컴팩코리아와 1위 자리 탈환을 노리는 삼성전자는 결국 남은 5개월 동안 숨막히는 혈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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