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콘덴서 전문 제조업체인 삼영전자공업은 지난 1월 IBM 메인프레임을 걷어내고 클라이언트 서버방식의 전산시스템을 구축,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삼영전자공업이 클라이언트 서버환경을 도입하게 된 것은 지난 94년 도입한 IBM AS/400이 오래된 기종이어서 늘어난 업무 프로세스를 감당하지 못하기 시작한데다 당시 Y2K 문제가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삼영전자공업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98년 8월 새 시스템을 도입키로 결정하고 같은 해 10월 시스템통합(SI) 업체인 동양시스템즈(당시 동양시스템하우스)를 주사업자로 선정, 12억5000만원에 HW·SW 개발 등을 일괄 발주했다. 이밖에 이 회사는 시스템 도입과 함께 네트워크 장비(1억원) 및 백업 장비(1억원) 도입, 현업 PC 및 프린터 교체(3억원), 기타 SW 구매 등을 병행해 총 2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이 회사는 시스템 도입에 앞서 ERP를 적용하는 방안과 직접 시스템을 개발하는 두 가지 방안을 놓고 심사숙고하다 개발툴을 이용해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직접 개발키로 결정했다. 이는 ERP가 범용 패키지여서 회사 대부분의 업무 프로세스를 이에 맞춰 전환해야 하지만 대형 세트업체에 납품하는 부품업체의 특성상 업무 프로세스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ERP를 당장 구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3티어 아키텍처와 웹기반 업무환경을 구현하지 않고 클라이언트 서버 아키텍처를 도입키로 했다. 제조업체기 때문에 정보시스템 사용자가 300여명에 불과해 금융권처럼 대량의 트랜잭션이 발생하지 않는데다 미들웨어를 사용할 경우 리스펀스 타임이 늦어질 수도 있으며 엔드유저가 아닌 세트업체와 거래하기 때문에 윈도NT 기반의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회사는 시스템 도입과 함께 Y2K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정보화 추진위원회 산하에 사무용기기팀, 계측기기·장비팀, 생산설비·장비팀, 동력변전팀, 전산시스템팀, 화성설비팀 등 6개 팀을 구성된 Y2K 대응팀을 두고 Y2K 문제를 동시에 점검했다.
삼영전자공업은 안정성과 확장성 등을 고려해 OS로 NT 엔터프라이즈 4.0을, 서버는 컴팩 서버를, DB는 오라클 8.0.5, 개발툴은 파워빌더를 각각 선정했다.
삼영전자공업은 15개월 가량의 개발기간 동안 25명(동양시스템즈 15명 포함)의 인력을 투입해 인사, 회계, 영업(무역), 생산(자재·품질·구매) 등의 경영정보시스템과 그룹웨어를 구현했다. 특히 현업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개발팀과는 별도로 과단위로 2명씩 총 60명을 선발해 전산추진팀을 구성, 개발에 참여토록 했다.
이 회사가 특히 주안을 두고 설계한 생산시스템의 경우 과거 IBM 메인프레임 환경에서 데이터를 배치방식으로 처리한 것과는 달리 물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토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시스템 구축후 실제 흐름과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아 영업사원이 직접 생산라인을 확인해야만 했던 수고를 덜 수 있게 됐다.
회계 시스템도 과거에는 월말결산 자료집계가 다음달 25일에나 가능했지만 7월 말 현재 마감일이 15일로 앞당겨졌으며 시스템이 안정화되는 연말이면 10일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영업시스템은 마케팅 지원기능을 구현해 영업사원들이 필요한 자료를 일일이 전산실에 의뢰해 출력하거나 생산라인을 오가며 파악해야 했으나 이제는 앉은 자리에서 PC로 확인해 볼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인사시스템은 검색기능을 강화해 급여 등과 같은 기본 사항은 물론 임직원의 상세한 개인정보까지 집계, 분석이 가능해졌으며 경영정보시스템은 각 시스템의 데이터 중 임원진이 필요한 자료를 뽑아 경영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새롭게 도입한 그룹웨어는 게시판 기능이 가장 빈번히 사용되고 있으며 전자결제는 아직 제대로 사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회사 전산실의 김용 실장은 『임직원들이 아직 대면결제를 선호하고 있다』며 『임직원들의 마인드 제고를 위해 수시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시스템의 안정화와 함께 전자결제도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삼영전자공업은 새 시스템을 도입, 각종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처리되면서 이제는 정보시스템이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다.
김용 실장은 『과거 배치방식에서는 시스템 장애가 큰 문제가 아니었으나 이제는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해 6시간 정도가 경과하면 자재 불출이 이뤄지지 않아 생산라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앞으로 정보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삼영전자공업은 현재 새로 도입한 시스템의 안정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올해 4·4분기나 연말께면 모든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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