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미 보이스스트림·도이치 텔레컴 합병발표 초읽기

【본사 특약=iBiztoday.com】 미국과 독일 대형 통신업체간의 대규모 합병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관련업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 대형 무선통신업체 보이스스트림와이어리스사(http://www.voicestream.com)가 23일(한국시각 24일) 독일의 대형 전화회사인 도이치텔레콤에 507억달러에 매각되는 양사간 합병안에 합의하고 늦어도 24일 이 합병 합의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양사간 합병 움직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지난 주말 양사간에 합의가 이뤄졌다』며 『23일 저녁이나 늦어도 24일 아침 유럽 주식시장이 개장하기 전에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워싱턴주 벨뷰에 있는 보이스스트림과 도이치텔레콤은 모두 이 같은 합병 합의에 대해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도이치텔레콤은 그 동안 합병자금으로 920억달러를 확보해 놓은 채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시장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해 왔다. 이 회사는 미국 업체 합병에 대비, 처음으로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신디케이트론을 구성하기 위한 협상도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앞서 도이치텔레콤이 보이스스트림의 주식 1주당 자사 주식 3.2주에 32달러의 현금를 얹어 맞교환하는 합병조건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도이치텔레콤의 지난주 금요일인 21일(미국시각) 주식거래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보이스스트림의 가치는 507억달러로 1주당 195.60달러가 된다. 이는 보이스스트림의 지난 주말 종가에 비해 30%의 프리미엄이 붙는 가격이다.

보이스스트림은 현재 미국 내에 약 23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부채가 5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 이에 따라 도이치텔레콤은 보이스스트림 가입자를 넘겨받는 대가로 1명당 1만6800달러씩을 지불하는 셈이다.

도이치텔레콤은 미국내 몇개 업체 되지 않는 독립적 무선통신업체 가운데 하나인 보이스스트림을 인수할 경우 세계 최대의 장거리통신시장인 미국내에 확고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94년에 설립된 보이스스트림은 지난해 손실을 기록했지만 미 전역에 사업권을 보유한 업체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 회사는 유럽표준 이동전화방식인 GSM과 유사한 기술을 쓰고 있으며 현재 82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보이스스트림에 대한 도이치텔레콤의 합병은 만일 성사된다 해도 미 의회의 까다로운 조사를 거쳐야 한다. 미 의회 의원들은 자국의 대형 전화회사 지분의 59%를 사실상 도이치텔레콤의 최대주주인 독일정부가 소유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윌리엄 케나드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도 최근 외국 정부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외국 전화회사에 의한 미 장거리통신회사를 겨냥한 합병 제안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현행법은 국내 전화회사가 외국 정부가 2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의해 합병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도이치텔레콤은 보이스스트림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곧바로 현금을 투입하는 2단계 거래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단 자금을 투입한 뒤 전환증권 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잠재적 소유권을 우선 거머쥘 것으로 분석했다.

도이치텔레콤은 그 동안 미 3위의 스프린트사(http://www.sprint.com)와 4위인 퀘스트커뮤니케이션스인터내셔널과도 합병 논의를 해왔으나 미 공정거래당국의 반발을 우려, 스프린트와의 합병계획은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