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해 주목받고 있는 국내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프로바이더(ASP)산업이 당초 기대와는 달리 활성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보도다. 그런데 ASP산업 활성화의 걸림돌이 외적인 요인이 아니라 다름아닌 업계 공통의 약관 역할을 할 서비스수준협약(SLA)을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떤 분야의 사업이든지 고객과 사업자간의 약관은 있게 마련인데 ASP업계가 이같은 SLA를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간의 사정이 어떻든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업계 발전을 저해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임에 틀림없다.
21세기 국가 핵심전략산업으로 ASP를 중점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지난 3월 국내 통신과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업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의욕적으로 출범한 한국ASP산업컨소시엄은 올 상반기 안에 업계 공통의 SLA를 마련해 시장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업체간 이해가 엇갈려 외국의 사례만 검토했을 뿐 아직까지 SLA 초안조차 작성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더욱이 하반기부터 120여개 사업자들이 일제히 ASP 상용서비스에 나설 방침이지만 SLA의 마련이 늦어져 시장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니 관련업계가 서둘러야 할 일이다.
우리의 ASP산업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경쟁력이 열세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분야의 인프라 구축이나 표준화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 해외진출 등에서 외국보다 더욱 발빠르게 움직여야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만약 이같은 시대의 흐름에 국내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전사적자원관리와 그룹웨어 등 5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만 3년내 연간 50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 시장의 주도권을 외국 업체에 빼앗기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따라서 가장 시급한 일은 ASP컨소시엄 사무국이 이른 시일 안에 SLA에 담을 사업자와 고객간의 주요 항목 및 쟁점사항을 정리해 초안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SLA를 확정하는 작업이다.
물론 SLA를 만들면 일시적으로 기존 사업자들이 불편하거나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사업의 안정성과 고객들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해 ASP산업 활성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고 해당업체들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만약 작은 이해에 집착해 ASP사업의 가장 기본적인 사안인 SLA 마련을 계속 지연시키면 SAP시장은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기 어렵고, 이는 결국 해당업체들의 경영난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이제 인터넷시대를 맞아 ASP산업의 발전과 성장 없이는 정보통신 분야의 획기적인 매출증대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는 ASP산업컨소시엄이 이런 시대의 변화에 적극 대응해 ASP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그러자면 업계의 당면과제를 하나씩 해결해야 하고 최우선은 SLA를 하루빨리 마련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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