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인터넷·벤처 열풍은 IMF에 시름하는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 됐다. 코스닥의 폭등세로 하루아침에 갑부가 된 젊은이, 수십년된 기업을 능가하는 시장가치 등 수많은 신화와 화제를 낳으며 순풍에 돛을 달고 영원히 순항할 것 같던 국내 인터넷·벤처호는 그러나 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항로를 잃어버리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인터넷·벤처 기업에 대한 거품론이 거대한 역풍으로 돌변하면서 일반인은 물론 기관투자가들의 용광로마저 태울 것 같던 투자열기가 삽시간에 냉랭하게 식어버렸으며 그간 투자수혜업체들은 수익성을 내놓으라고 으르렁거리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IMF를 겪을 만큼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국내 산업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부흥시킬 기대주로, 전통경제와 달리 저물가와 고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신 경제 진입의 관문으로 각광받던 벤처산업은 과연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재도약의 나래를 펼 것인가.
전자신문은 태동 이래 최대 전환점을 맞고 있는 국내 인터넷·벤처 산업의 올바른 방향정립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 「벤처산업 재도약을 위한 긴급 좌담회」를 가졌다.
김성희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장의 사회로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장흥순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 이금용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 최준영 중소기업청 벤처기업국장, 고정석 일신창업투자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좌담회를 지상중계한다.
▲김성희 원장=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뜨겁게 불던 벤처바람이 순식간에 식어버려 국내 인터넷·벤처 기업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현 상황을 두고 대란이니 위기니 하고 말이 많습니다. 우선 현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부터 짚어 보지요.
▲장흥순 회장=나스닥 거품론의 영향으로 코스닥에 부정적 견해가 표출되면서 투자자들이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고 290포인트까지 올라갔던 코스닥 지수가 110대로 폭락했습니다. 코스닥 상장과 이를 통한 자금조달이 1차적인 목표인 닷컴기업들이 자금줄이 막혀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자금경색을 두고 벤처기업의 가치와 잠재성까지 부정하려는 태도는 옳지 않습니다. 벤처기업은 R&D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빠른 조직으로 이머징 마켓을 공략하는 주체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디지털경제의 발달로 새로운 이머징 마켓이 속속 출현하고 있고 이 신 시장을 개척해 내는 주체는 벤처 외에 대안이 없습니다. 전통기업이 인터넷이나 이머징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니지 못한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디지털경제체제 아래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벤처산업 육성 외에는 대안 없는 이상, 벤처를 거품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은 국가 장래를 어둡게 하는 위험한 발상입니다.
▲고종석 대표=사실 코스닥이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부터였습니다. 불과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위기 운운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입니다. 지금은 과열에 대한 반작용으로 봐야 합니다. 지난 1년간 코스닥이 지나치게 과열된 게 사실입니다. 벤처캐피털이 100배 또는 200배 투자수익을 올린 것은 공전절후한 일입니다. 오히려 이같은 천문학적인 수익률을 계속 올려야 한다는 생각에 매몰돼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폭락장세를 겪고 있지만 이를 위기라고 단정하는 것은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상황은 벤처산업의 위기가 아니라 조정기라고 봅니다. 코스닥의 위축은 거품때문이 아니라 일시적인 수급장애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간 코스닥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자금회수에 대한 욕구가 생기는 시점에서 묘하게도 나스닥 거품론이 부상해 주가가 폭락하자 투자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은 과열로 인해 일어났던 부작용, 즉 주가조작이나 무늬만 벤처인 업체들의 출현으로 파생된 일반투자자들의 피해에 대해 전체 벤처기업들이 비용지불을 감수하는 시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조정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김광두 교수=맞습니다. 지난 1년간 증시를 분석해 보면 코스닥이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시장은 초기에 과열현상을 겪기 마련입니다. 주가가 폭등한 지난 1년간이 사실은 비정상적인 시기였습니다. 지금은 과열로 인해 높아진 기대치가 현실적으로 조정되는 시기입니다. 이같은 기대치 조정은 경제논리상 매우 당연합니다. 코스닥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투자자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경쟁률이 높으면 평균 수익률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또한 코스닥에 투입되는 자금은 한정돼 있는데 반해 투자대상업체들은 급증했습니다. 자금 공급이 자금 수요를 따르지 못하게 되면 자금경색이 일어나고 시장침체가 발생하게 됩니다.
▲최준영 국장=지금과 같은 자금경색은 벤처 1세대가 외로이 활동했던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당연시됐습니다. 코스닥 덕에 벤처기업들이 자금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면 더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하지만 자금경색때문에 벤처기업과 벤처산업이 무너지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미래의 벤처들이 인큐베이팅 시설 안에서 R&D에 열심이고 벤처캐피털도 유망 벤처발굴이나 투자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 상황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자금의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합니다. 단지 벤처에 대한 어두운 분위기때문에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나라에만 200조원의 유동성 자금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금리나 부동산이 안정돼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이 자금이 다시 코스닥과 벤처로 몰려들 것입니다.
▲이금용 회장=그러나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인터넷기업은 전통기업들과 생리가 다름니다. 전통기업은 초기 투자자금이 많이 드는 반면 수요예측이나 자금예측, 매출 및 영업이익 시기나 규모 등의 예측이 가능합니다. 반면 인터넷기업들은 초기투자자금이 덜 드는 대신 안정될 때까지의 기간이나 예상수익 및 자금수요를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즉 인터넷기업은 시간과 비용의 예측에 있어 불명확 특성을 기본적으로 안고 있습니다. 때문에 크리티컬 메스(수확체증 진입점) 전에 자금줄이 끊어지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 인터넷과 벤처산업 육성뿐이라는 데는 모두들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시바삐 지금의 자금경색을 해소해야만 합니다.
▲김성희 교수=현 상황이 코스닥과 벤처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위기국면이 아니라 숨을 고르는 조정기라는 데 모두들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 것 같군요. 그러나 이금용 회장님 말씀대로 조정기도 너무 오래가면 정말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황이 이토록 악화된 구체적인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빠른 시간 안에 코스닥의 회복과 벤처산업의 재도약을 담보해낼 수 있을까요.
▲이금용 회장=현 상황은 인터넷산업이나 코스닥 그 자체의 문제보다는 정체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95년 아메리카온라인(AOL)은 무려 15억 달러의 적자를 냈었지만 당시 미국서는 AOL을 매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AOL은 그때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하며 마침내 강력한 닷컴기업으로 부상했습니다. 미국은 미래가치와 그 잣대가 되는 시장지배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AOL이 많은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그 적자가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비용임을 인정한 것이지요.
하지만 국내에서는 시장지배력보다 수익성만을 더 중시하는 경향입니다.
사실 미국의 닷컴기업들은 수익성에 대한 압력을 지난 5년간 유예받았지만 국내기업들은 1년도 안돼 수익성을 요구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무리한 요구인 셈입니다. 잘못된 인식과 조급한 기대가 벤처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때문에 일반 국민뿐만 아니라 정책당국이 인터넷과 벤처산업을 육성시켜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강력한 추진전략을 구사해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터넷과 벤처산업 육성의 당위성을 제시할 탄탄한 논리와 정교한 시스템을 개발해야 합니다.
▲최준영 국장=아직도 정치권과 정책결정권자들 사이엔 반벤처정신이 만연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례로 벌써부터 벤처보육센터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벤처보육센터는 지난해 112개였으나 올해는 84개로 줄었습니다. 벤처보육센터가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최소한 2∼3년은 더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당장 성과가 없다고 이를 없애야 한다며 조바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광두 교수=일차적으로는 벤처기업의 자금줄인 코스닥에 자금을 다시 유입시킬 수 있는 동기유발이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각적인 처방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우선 시장의 투명성이 제고돼야 합니다. 투명성 없이는 불신이 증폭돼 안정적인 투자환경을 가꿔낼 수 없습니다.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정상적으로 되돌리고 옥석을 구분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합니다. 금융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창투사들이 아직까지도 벤처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미래가치가 중심인 인터넷과 벤처기업의 가치를 평가해내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 어렵겠지만 최소한 일반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평가모델만이라도 내놔야 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이 벤처육성뿐이라는 인식확산을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치는 노력도 스스로 경주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스닥이 무너진 데는 전통기업의 대변자인 전경련 측이 벤처기업의 가치평가에 문제가 있다고 의문을 제기한 것도 일조했다고 봅니다. 벤처기업 스스로 전통적 관점에서 제기된 의문을 반박할 수 있는 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벤처기업의 기술력 홍보도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국내 벤처기업은 핵심기술을 해외에 의존하고 이를 베끼는 데 그치고 있다는 일반적인 시각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자금시장과 함께 기술력의 투명성도 반드시 이뤄내야 합니다. 글로벌체제에서도 기술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해내고 인식시켜줘야 합니다.
바람직하지 못한 벤처기업인들을 제재하는 자정노력도 동시에 수반돼야 합니다. 일부 벤처기업인들의 잘못된 행동이나 처사가 전체 시장과 산업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장흥순 회장=국민에게 확신과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벤처기업들이 설득력을 지닌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국내 벤처기업들은 기술력 본위의 1세대와, 인터넷과 아이디어를 무기로 하는 2세대로 구성돼 있습니다.
1세대 벤처기업들은 현재의 매출실적과 수익은 물론 기술력과 자금을 활용해 향후 연도별 예상매출과 수익 계획, 나아가 글로벌화를 통한 미래상까지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또한 미래가치에 무게중심이 있는 2세대 닷컴기업들은 영업이익 현재화에 대한 요구가 높은 만큼 이를 무시하기보다는 오프라인과의 결합을 통한 수익창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종석 대표=개인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서는 공모가를 낮춰야 합니다. 코스닥의 침체는 진퇴가 빠른 개인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근본 원인입니다. 코스닥의 공모가는 미국의 나스닥에 비해서도 너무 높은 게 사실입니다. 공모가가 높은 이상 개인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불안을 피할 수 없습니다.
또 한가지는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펀딩)을 일시에 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코스닥 기업들은 자금이 필요한 만큼 그때그때 시장에서 펀딩하는 게 아니라 일시에 대규모 자금을 펀딩해 놓고 보자는 식입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물린 자금이 갈수록 많아지는 반면 유동성은 자꾸 떨어집니다. 그리고 별 수익 없이 돈만 쌓아놓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지다 보니 투자자들의 불안이 더욱 가중되고 수익창출 요구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입니다.
금융기관으로서 가치평가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창투사를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가치평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스닥 기업들은 그동안 실적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영업기간 1년을 넘기는 기업들이 생기면서 이제 실적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조만간 가치평가에 대한 기본적인 툴이 개발될 것입니다.
▲장흥순 회장=좋은 말씀입니다. 공모가 산정기준은 현재 정부당국과 조정작업중입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탕주의식 펀딩은 해당기업과 코스닥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사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제도상 해당기업이 유상증자를 마음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장기업들이 허용된 기회에 자금을 최대한 조달하자는 분위기를 조장했다고 봅니다. 올들어 유상증자를 기업의 임의대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때문에 한탕주의식 증자는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장시 최대주주 주식 30% 미만 분산의무 조항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벤처기업이 시너지 창출을 위해 보다 쉽게 결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시급합니다. 현 제도 아래서는 인수합병(M&A)의 주요수단인 주식 맞교환이 현실적으로 매우 힘듭니다.
▲고정석 대표=국내에서는 M&A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정적입니다. 앞으로 벤처나 닷컴기업간 또는 벤처와 전통기업간의 M&A가 매우 활발해져야 하는데도 제도적으로 제약이 많습니다. 일례로 대기업들은 계열사 수를 관리하는 정부당국때문에 벤처기업을 M&A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준영 국장=자연스럽게 논의가 M&A로 넘어가는군요. M&A에 대한 제약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상법·증권거래법·세법 등 곳곳에 M&A를 저해하는 조항이 산재해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M&A 활성화를 위한 법적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용역을 의뢰, 종합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김성희 교수=현 상황에 대한 인식과 원인, 그리고 처방책에 대해 많은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코스닥의 폭락과 벤처 거품론의 원인이 벤처·인터넷 산업에 대한 인식의 오류와 제도적 규제나 미비때문이라는 점, 현 상황은 벤처산업을 엔진으로 삼아 신경 제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조정기라는 점, 신 경제 조기진입을 위해서는 벤처인 스스로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 인식을 전환시키고 제도적 보완을 해나가야 한다는 점 등이 말씀의 요지인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각자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 주시지요.
▲김광두 교수=미국에서조차 신 경제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 그러나 신 경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인터넷의 효율성이 물가상승 압력을 저지해 저물가·장기호황을 유지시키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입니다. 전통경제는 실물생산량 증가속도에 비해 자원재분배의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물가상승압력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호황과 불황이라는 경기변동이 순환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자원재분배는 실물생산량 증가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물가상승압력을 상쇄시켜 줍니다. 과연 언제까지나 물가상승압력을 받지 않고 장기간 호황을 누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신 경제가 허황된 논리라든가 이론의 마술이라는 정의는 잘못된 것입니다.
신 경제는 자금흐름의 안정화 여부가 관건입니다. 때문에 항시 자금흐름에 대한 분석과 평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유동자금 중 벤처투자 비중이 어느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체크해 이상기류가 있을 때 즉시 처방을 내려줘야 합니다. 때문에 자금흐름과 관련된 정책결정자들과 긴밀한 유대관계가 유지돼야 합니다.
▲최준영 국장=정부차원에서 벤처산업 육성을 위해 인프라를 지원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물리적 한계에 다다른 서울벤처밸리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벤처산업의 지방화를 서두르고 해외진출을 통한 글로벌화에도 힘을 쏟아야 합니다.
지방자치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자체가 벤처산업 육성을 떠들고 있지만 벤처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의 흔적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지자체가 유수 벤처를 유치하기 위해 공장용지와 세금감면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예가 많습니다. 그런데 국내 지자체들은 실질적인 혜택보다는 겉모양만 그럴싸하게 포장해 놓고 벤처들이 찾아들지 않는다고 불평만 합니다.
▲장흥순 회장=한국은 신바람·열풍과 같은 용어에서 느끼듯 분위기가 매우 중요한 사회입니다. 벤처기업들이 보다 좋은 실적과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벤처가 신 경제의 엔진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내 벤처산업은 벤처인만의 것이 아니라 벤처를 인정해 주고 벤처가 성장할 때까지 애정어린 시선으로 인내해 주는 온국민의 것입니다.
벤처기업협회는 모자라는 벤처산업단지를 확충하기 위해 새로운 단지조성작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벤처단지는 단지 제공자가 아닌 입주업체들의 입장에서 고려돼야 합니다. 입주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고루 충족시켜줬을 때 기업이 몰려들게 됩니다.
▲이금용 회장=이제는 우리 모두가 선지자가 돼야 합니다. 더이상 해외 또는 선진국에서 성공했거나 실패한 모델에 연연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세계 최고며 시장과 기술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나가야 할 길은 벤처를 동력으로 하는 신 경제 진입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명심하고 우리 스스로 이를 완성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국내 벤처산업은 순수 민간의 힘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러나 민간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정부와 언론이 벤처육성에 앞장서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인터넷기업들의 해외진출과 한민족 글로벌네트워크 구축사업을 적극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고정석 대표=언론에서나 일반인도 대란이나 위기와 같은 과장된 표현이 더이상 없었으면 합니다. 이와 함께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공모가 산정 기준을 현실화하는 등 법적·제도적 인프라 확충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김성희 교수=눈높이 교육이라는 말이 있듯이 벤처는 벤처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벤처를 전통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재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신 경제에 대해 성급하게 결실을 요구하는 전통경제의 관념에 젖은 탓에 벤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일 것입니다. 벤처산업에 대한 확고한 개념정립과 믿음을 갖고 모두들 일로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긴 시간 열의를 갖고 말씀해 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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