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인터넷사업 골격은 과연 어떤 것일까.
삼성그룹은 최근 홀딩컴퍼니인 e삼성(대표 김성훈)을 출범시키고 실제 사업을 수행할 오픈타이드코리아(대표 김기종)를 설립했다.
당시 삼성은 이재용씨가 최대주주인 e삼성이 앞으로 삼성그룹의 인터넷사업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삼성의 출범은 삼성그룹의 인터넷사업전략의 한 단면을 노출시킴과 동시에 그룹의 후계구도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마저 낳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e삼성체제에 대한 삼성그룹의 친절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e삼성이 삼성그룹의 인터넷사업을 지휘하는 헤드쿼트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일고 있다.
단적인 예가 금융분야 홀딩컴퍼니인 가치네트의 설립이다.
사이버금융 허브사이트를 지향하는 가치네트(대표 김성훈)는 e삼성이 설립되기 전인 지난 6월에 법인등기까지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금 200억원 규모로 설립된 가치네트의 최대주주는 역시 이재용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9월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갈 가치네트는 허브사이트인 웰씨아(http://www.wealthia.com)와 다양한 사이버금융 관련 계열사 사이트를 네트워크로 엮어가면서 영향력을 확대시켜나간다는 전략이다.
가치네트는 증권정보제공 계열사인 fn가이드(http://www.fnguide.com)와 대출중개 제공업체인 뱅크풀(http://www.bankpool.com), 보험대리판매업체인 인스밸리(http://www.insvalley.com) 등 이미 4, 5개 계열사 사이트를 엮는 작업에 돌입했다.
가치네트는 이들 계열사 사이트를 허브사이트인 웰씨아로 묶어 모든 금융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가치네트가 e삼성과는 전혀 별개의 홀딩컴퍼니며 자본규모에서도 e삼성의 100억원을 훨씬 능가한다는 점이다.
이재용씨가 두 회사의 최대주주인 점, 김성훈씨가 대표인 점은 동일하지만 두 홀딩컴퍼니가 서로 독립관계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현실법상 홀딩컴퍼니 아래 또다른 홀딩컴퍼니를 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e삼성이 삼성그룹의 인터넷사업 총사령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삼성그룹의 인터넷 지주회사는 이미 e삼성외에도 이보다 규모가 2배 큰 가치네트라는 존재가 엄연히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간에서는 삼성그룹이 두 회사 말고도 또다른 홀딩컴퍼니를 출범시키지 않을까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그룹이 당초 얘기와 달리 이재용씨를 최대주주로 하는 홀딩컴퍼니들을 만들어내는 의도는 안전판 확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의 홀딩컴퍼니에 모든 사업을 몰 경우 그만큼 실패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복수이상의 홀딩컴퍼니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와는 전혀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사업을 두고 삼성 내부의 알력이 표출되고 있거나 아니면 복수체제를 지향한다는 해석이 그것이다.
삼성물산이 최대주주로 있는 PC뱅크앤닷컴이 금융포털 홀딩컴퍼니인 가치네트와 중복된다는 점이 좋은 반증이다.
이미 그룹차원의 인터넷 홀딩컴퍼니에서도 e삼성과 가치네트라는 복수체제가 가동됐으며 금융포털에서도 가치네트와 PC뱅크앤닷컴이라는 복수체제로 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그룹차원에서 교통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거나 의도적으로 복수체제를 지향하고 있거나 둘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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