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IT경기전망>가전산업(상)AV기기

21세기 가전산업의 화두는 단연 「디지털」이다. 디지털TV·디지털VCR·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플레이어·디지털캠코더·디지털AV리시버·MP3플레이어·디지털냉장고 등 멀티미디어 디지털 기술을 전통적인 가전제품에 접목시킨 디지털 가전제품이 속속 등장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MP3플레이어와 DVD플레이어 등 일부 디지털 품목은 이미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디지털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가전은 수요가 본격 형성되지 않은 탓에 아직은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는 품목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전업체들이 디지털 가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부가가치가 높고 시장 잠재력이 엄청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완전평면TV·에어컨·양문여닫이냉장고 등 기존 가전제품들이 내수 및 수출 호조에 힘입어 디지털 가전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해주고 있어 하반기에도 가전제품의 디지털화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컬러TV=지난 98년 IMF이후 정체돼 있던 수요가 올들어 완전평면TV와 프로젝션TV를 중심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내수 판매량이 상반기에 비해 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시드니 올림픽과 디지털 시험방송 특수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완전평면TV가 주력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가전3사는 올 하반기부터 완전평면 컬러TV 수요가 급증해 지난해 10만대 수준에 불과했던 판매량이 올해는 30만∼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제품을 늘리고 마케팅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특히 완전평면TV 수요가 본격 형성되면서 소니·필립스에 이어 파나소닉·히타치 등 일본 업체들도 모델 수를 늘리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 업체들간의 경쟁 못지 않게 한국과 외국 업체들간의 치열한 시장선점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시드니 올림픽 특수를 겨냥해 국내외 업체들이 완전평면TV를 전략품목으로 내세워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나섬에 따라 상반기에 전체 컬러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 수준인 완전평면TV가 하반기에는 3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오는 9월 3일 방송의 날을 기점으로 시작하는 디지털 시험방송을 계기로 디지털TV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전3사는 완전평면TV, 프로젝션TV, PDP TV, FLCD TV, TFT LCD TV 등 새로운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다양한 디자인의 디지털TV를 경쟁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DVD플레이어=가전3사가 보급형 제품을 앞세워 국내 DVD플레이어 붐 확산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내수 물량이 워낙 적은 탓에 매뉴얼이 영문으로 돼 있는 수출모델의 일부를 내수로 전환해 판매해오던 업체들이 모든 매뉴얼을 한글화로 만든 한국형 신모델을 30만∼40만원대에 경쟁적으로 출시,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또 단순히 재생만 할 수 있는 기존 DVD플레이어와는 달리 녹화도 할 수 있는 DVD리코더를 비롯해 게임DVD, DVD CD체인저, 휴대형 DVD플레이어 등 다양한 기능과 형태의 제품들이 하반기 이후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DVD플레이어 수출이 크게 늘어 우리나라의 차세대 수출 주력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전세계적으로 DVD플레이어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데 힘입어 올 상반기에만 각각 70만대씩을 수출했는데 이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수출물량이 지난해보다 100∼200%씩 증가할 것으로 보고 연초 수립했던 수출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DVD플레이어 수출이 이처럼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대우전자·해태전자·아남전자 등 후발업체들도 하반기부터는 수출 시장에 본격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올해 세계 DVD플레이어 시장 규모가 1400만∼1600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200만대, LG전자 150만대를 포함해 모두 400만대 정도를 공급, 세계 시장의 25∼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오디오=오디오 분야에도 디지털 바람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오는 9월 디지털 시험방송이 시행되면 디지털AV리시버와 DVD플레이어 그리고 이들 디지털AV기기를 한데 묶은 디지털 홈시어터 시스템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오디오업체들은 하반기에 고급형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미니와 마이크로컴포넌트에 DVD플레이어와 미니디스크(MD)플레이어를 장착한 제품을 집중 출시할 계획이다. 수입오디오업체들도 저가형 오디오 중심의 판매에서 탈피해 고급형 미니컴포넌트와 하이파이 리시버 판매에 주력하는 한편 AS망 확충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디오는 주로 10∼12월에 가장 많은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1300억원보다 많은 17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MP3플레이어=하반기에는 MP3포맷 외에도 AAC·WMA 등 앞으로 나올 여러 디지털 오디오 코덱에 대응하는 제품들이 속속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5대 음반업체들이 MP3가 아닌 다른 오디오 포맷으로 인터넷 음악배포 서비스를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 MP3의 인기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P3인코딩 프로그램이 오픈돼 있어 사용자들이 쉽게 MP3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또 하반기에는 32MB 메모리를 내장한 보급형 모델과 64MB 메모리를 내장한 고급형 모델로 제품이 양분돼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MP3 복합형 제품이 한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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