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대 중반 당시 국내 정보통신산업을 상징했던 음성 국설교환기(모델명 TDX)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정보통신·대우통신·한화정보통신부문 등 교환기 4사는 해외 경쟁업체의 저가공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실, 과다한 사후관리(AS) 비용 등 제반 수출여건이 악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음성교환기 수출지역을 정리해 나가는 등 해외사업에서 철수하고 있다.
게다가 교환기 4사의 TDX사업 버팀목이 돼왔던 연간 내수시장도 80년대 중반 8000억원 규모에서 올해는 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향후 4년 동안 한국통신의 교환기 구매액도 6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등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일부 시장조사기관은 수천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던 세계 음성교환기 시장이 오는 2001년에는 20억달러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교환기업계는 비동기전송모드(ATM)교환기, FLC 등 광가입자망 장비 등 데이터통신 및 전송분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관련인력도 재배치하는 등 기간통신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TDX에 대한 비중을 낮춰가고 있다.
동남아·동구권 등에 음성교환기를 수출해온 LG정보통신(대표 서평원)은 올들어 베트남 지역을 제외하고는 더이상 교환기 수출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음성 국설교환기부문은 더이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 내부 판단』이라며 『다만 음성교환기 기술이 이동통신교환기(MSC), 차세대 교환기인 개방형교환기의 기반기술인 만큼 최소한의 개발인력은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음성교환기 매출을 대신할 제품으로 ATM교환기, 원격접속서버(RAS), ADSL사업자장비인 DSLAM 등을 선정, 이들 데이터통신장비부문에 개발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키르기스스탄에 교환기를 수출했던 한화정보통신부문(대표 최상순)은 향후에도 교환기 수출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교환기 자체 매출보다는 이와 연관돼 공급되는 광가입자망 장비 매출에 더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 회사는 올해 동남아·동구권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교환기 수출을 진행하고 있지만 해외 경쟁사들의 저가공세, 인지도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2년 전부터 서서히 해외사업을 정리해 왔으며 수입국에서 확실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에는 수출을 진행하지 않기로 해 사실상 수출을 접은 상태다.
지난 82∼91년 총 1373억원이 투입된 TDX사업은 87년에 국내 전화의 100% 자동화와 1000만회선 돌파의 일등공신이었으며 ATM교환기, CDMA 이동통신시스템의 상용화와 4∼16MD램을 비롯한 100만개 이상의 부품산업 발전에 기여한, 국내 정보통신분야의 상징적인 제품으로 자리잡아 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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