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우수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던 거래소 상장 전자부품업체들의 주가가 최근들어 상승세를 보여 주목된다.
산업용 PCB 전문 생산업체인 대덕전자의 경우 상반기 매출이 1600억원에 이르고 연말까지 3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소식에 힘입어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 지난달 중순 주당 7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지난 4일 1만3000원까지 올라 2주만에 70%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전기초자도 안정적 매출에도 불구하고 4월 한때 주당 3만원 밑으로 떨어졌으나 주력제품인 유리벌브 시장의 공급부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과 상반기 매출과 경상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2%와 175% 늘어난 3360억원과 1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알려지며 주가가 상승, 6일 현재 5만5800원으로 올랐다.
삼성SDI의 주가는 지난 3월 말 3만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이달들어 5만5000원대까지 회복했다. 이는 올 상반기 경상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대형·평면·디지털TV 등 고가TV제품을 위한 브라운관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 또 이동전화용 전지와 플라즈마평판디스플레이(PDP), IMT2000 등 새로운 사업기회가 부상하고 있어서 성장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 대덕GDS 주가가 투자자의 외면으로 한때 5100원까지 떨어졌으나 실적 호전이 가시화되며 최근 8300원대까지 뛰어오르는 등 거래소에 상장된 전기·전자 부품제조업체 중 실적호전 종목들이 그 동안의 주가 소외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이들의 부각에 대해 코스닥 시장의 인터넷과 통신관련주들의 성장성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들이 우세해지면서 실적에서 앞서는 거래소 시장의 핵심 전기·전자 부품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배승철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대덕전자, 전기초자 등 세계적인 기술력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기업들이 인터넷 등 첨단기술주의 붐에 가려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며 『2001년까지 핵심 전기·전자 부품의 공급 부족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실적과 성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전기·전자 부품의 실적 호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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