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자서명법 서명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미국시각) 상원과 하원에 이어 전자상거래를 크게 활성화할 수 있는 전자서명법에 서명했다고 「AP」 등 외신이 전했다. 공식 명칭이 「국내외 상거래 전자서명법(Electronics Signatures in Global and National Commerce Act)」인 이 법은 전자서명을 잉크서명과 동일하게 인정하는 것이 골자다. 미 대통령의 이 법안에 대한 서명으로 전자 기술을 이용한 계약서 작성과 서명, 서류 수집과 보관, 공지사항의 송수신에 대한 법률적 기반이 마련됐으며 소비자와 기업들이 종이서류에 서명하지 않고도 수표에 서명하거나 대출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전자서명법은 200여년 전 독립선언문이 서명된 역사적 도시 필라델피아에서 서명됐는데 당시에는 깃촉펜을 사용한 반면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숫자가 적힌 스마트카드를 이용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앞서 클린턴은 펜을 이용한 기존 방식으로도 법안에 서명했다. 클린턴은 『이번 서명으로 온라인 거래가 기존의 서류 거래와 똑같은 법적 효력을 지니게 됐다』고 밝혔다.

이달 초순 상하 양원에서 각각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된 전자서명법은 기업들이 인편을 이용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거래를 마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전자상거래에 새 지평을 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법은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인데 일부 소비자단체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미흡과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항이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