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거래 안전성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전자인증 서비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전자인증은 공개키기반구조(PKI)를 이용한 대표적인 사업이다. PKI가 구축되면서 가장 빛을 볼 수 있는 분야가 「디지털 인감」이라 불리는 전자인증 서비스다. PKI기술이 확산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전자서명법이 발효되면서 국내에서도 PKI기반 인증서비스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증권전산·금융결제원·한국정보인증 등 세 곳이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은 데 이어 한국전자인증과 한국전산원도 PKI를 기반으로 한 공인인증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행정자치부도 자체 PKI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인인증기관과 별도로 정부의 행정업무와 관련한 인증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PKI기반 전자인증 서비스 현황=전자인증은 인터넷 등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는 모든 전자거래와 거래 당사자를 보증해주는 서비스다. 데이터를 암호화해 정보 누설의 위험도 없다. 국내에서도 전자서명법이 발효됐기 때문에 공인인증기관에서 인증서를 받으면 나중에 문제가 발생해도 법적인 보호를 받는다. PKI와 인증 서비스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PKI를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바로 인증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PKI를 통한 인증서비스는 금융과 증권회사에서 자체 PKI시스템을 구축해 부분적으로 제공해왔으며 이는 해당 거래 당사자간에만 제공되는 제한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공인인증기관이 설립되면서 PKI를 이용한 인증서비스가 공공기관, 일반 전자상거래업체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서비스를 제공중인 한국증권전산은 서초구청, 삼성과 신동아화재·동부화재·증권거래소·신흥증권 등 10여개 업체에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한국정보인증도 삼성생명·교보생명·제일화재·삼성SDS 등 6개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또 25개 업체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으며 올해 15∼20개 업체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공인인증기관 자격을 딴 금융결제원도 「예스사인」이란 브랜드로 오는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밖에 한국전산원도 정부에서 공인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문제는 없나=인증 서비스가 활성화하면서 드러나는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상호 인증 문제다. PKI를 기반으로 하지만 각 인증기관이 서로 다른 시스템으로 PKI를 구축했기 때문에 상호 인증 문제가 남아 있다. 상호 인증이 해결되지 않으면 동일한 서비스를 위해 각기 다른 인증기관을 선택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들 공인인증기관은 센터 산하에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상호 인증에 관한 연구방법과 체계를 정립 중이다. 특히 상호 인증은 앞으로 국가간 상호 인증서 발급에도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여 산업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해결 방안으로 공인 인증서 등급을 기준으로 업무에 적합한 인증서를 선택하고 공인인증기관에서 등급에 따라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 환경을 지원하는 대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하나 공인인증기관 수가 늘어나면서 과열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PKI를 기반으로 인증 서비스를 시작한 기관에다 인증기관 설립을 준비 중인 업체까지 포함하면 올해 안에 적어도 6개 정도의 공인인증기관이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지나치게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공인 인증기관별로 당초 금융과 증권·정부기관·일반 기업체 등 암묵적으로 구분된 마케팅 영역이 무너지면서 치열한 시장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는 8월부터 서비스에 나서는 금융결제원은 후발업체의 핸디캡을 만회하기 위해 초기에 무료로 서비스에 나서고 이후에 정산하는 마케팅 전략을 채택해 벌써부터 선발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 주도로 공인인증기관 제도를 추진하는 상황을 감안해 업체 난립에 따른 과열경쟁과 중복투자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조정작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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