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사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 폭락 울상

벤처캐피털업체가 1·4분기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고도 주가가 폭락, 울상을 짓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데다 향후 전망마저 불투명, 투자회수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주가 하락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코스닥등록법인 1·4분기 실적 발표 결과를 보면 동원창투·한미창투·무한기술투자·한국기술투자 등 주요 창투사가 분기이익률 및 경상이익률에서 상위에 랭크되는 등 성장률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표참조

동원창투의 경우 경상이익률이 전년 동기대비 89% 증가한 71억7800만원을 기록하며 코스닥등록업체 가운데 4위를 차지했고 TG벤처·한미창투·무한기투·한국기술투자 등이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분기 순이익률 부문에서도 동원창투(5위)·TG벤처(6위)·한미창투(7위) 등 이들 벤처캐피털업체가 모두 상위권에 들었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 벤처캐피털 종목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실적이 가장 우수한 동원창투는 18일 현재 5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며 신고가대비 73.5% 하락한 1170원까지 밀린 상태며 TG벤처·한미창투 등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벤처캐피털사가 이처럼 실적과 주가가 따로 노는 것은 코스닥시장의 불안에서 비롯된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즉 벤처기업의 주식을 인수, 코스닥에서 회수하는 벤처캐피털 업종의 특성상 코스닥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투자회수가 어렵고 실적이 급감할 소지가 많다는 얘기다.

미래에셋 오진근 선임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3분의 1 토막이 난 주식이 속출하는 등 장세가 불안해지면서 벤처캐피털사의 실적이 전혀 호재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더욱이 벤처캐피털이 금융관련주로 비춰져 현 금융시장의 불안까지 악재로 작용,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벤처투자 경쟁 과열로 벤처기업 주식 인수 가격이 높아져 지난해와 같은 소위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 또 창투사의 난립으로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도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투자재원 조달을 위해 벤처캐피털회사가 대규모 증자를 단행, 공급량이 많아진 것도 주가하락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장기적으로 코스닥이 회복되고 제3시장이 활성화하면 벤처캐피털업체가 또다시 테마주로 각광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표>

창투사 분기 순이익률<단위:백만원, %>

종목=분기순이익=분기순이익률

동원창업투자=7,178=89

TG벤처=27,598=74

한미창업투자=9,302=73

무한기술투자=6,556=69

한국기술투자=25,74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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