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417) 벤처기업

해외 진출<7>

스물 한두살이면 그의 딸보다 나이가 어렸다. 그에게는 스물 다섯 살과 스물 세 살의 두 딸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유 회장 역시 술에 취하기만 하면 여자에 대한 선호도가 컸지만, 나의 선배 배용정처럼 사창가를 들락거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더욱 윤리적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사창가의 여자를 탐하든, 일반 여자를 탐하든 오십보 백보에 불과했다. 그가 표면으로는 점잖은 자세를 취하지만, 동양컴퓨터의 최 사장처럼, 회장실 소파에서 여비서의 팬츠를 벗기는 일을 즐기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서안에 도착해서 공항 로비로 나가자 현지 여행사 직원이 나와 있었다. 서안에서 안내 책임을 맡은 여자였는데, 그녀는 가운 같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유난히 뚱뚱한 몸이었는데, 특히 배가 불룩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임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남편도 그곳에서 가이드 일을 하였다.

우리가 공항의 도착 로비를 걸어나가는데 그 여자가 다가와서 최 사장이냐고 물었다. 나에게 물은 것이 아니고 유 회장을 향해 질문을 했다. 유 회장이 나이가 더 들었고, 위풍이 당당했기 때문에 그녀의 눈에 그가 사장이고 나는 보좌하는 직원으로 알았던 것이다. 유 회장이 옆을 힐끗 보면서 말했다.

『최 사장은 내가 아니라 이분이오. 여행사에서 나왔오? 그런데 우리를 어떻게 알았지?』

『인터넷으로 사진을 전송받아서 압네다.』

내 사진을 전송받아 얼굴을 익혔다면 왜 유 회장에게 물었는지 알 수 없다. 어쨌든 그 여자는 우리를 데리고 공항 밖 주차장으로 갔다. 그곳에는 미니 버스 한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조그만 차가 없어서 큰 차로 모시기로 했습네다. 이해하시오.』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 손가방을 받으려고 했지만, 나는 그것을 들고 차에 올랐다. 호텔에 가서 방을 정하고 나서 우리는 늦은 식사를 하였다. 기내에서 점심 식사가 나왔으나 냄새가 나고 맛이 없어 모두 입에 대지 않았던 것이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장안성 성곽을 둘러보면서 종루와 고루를 관광했다. 그리고 호텔에서 쉬다가 저녁에 당락궁을 보았다. 극장식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당나라 시대의 악기와 춤으로 노래를 부르고 연극을 하는 공연이었다. 공연이 끝날 무렵에 음식을 날라다주는 여자가 다가와서 중국말로 무엇이라고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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