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시리즈> 문제는 콘텐츠와 세트톱박스

인터넷TV사업의 성패는 무엇보다도 콘텐츠와 세트톱박스에 달렸다.

양질의 콘텐츠없이 아무리 좋은 단말기가 나온다 하더라도 사용자들을 끌어 모을 수 없다. T커머스가 e커머스와 m커머스에 이어 새로운 유망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지만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불행히도 각종 PC용 인터넷 콘텐츠는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터넷TV용 콘텐츠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PC모니터는 문자나 그래픽을, TV브라운관은 동영상을 표현하기 적합하도록 설계돼있기 때문에 PC용 콘텐츠를 TV브라운관과 호환성을 지니도록 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용 콘텐츠를 따로 제작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인터넷TV 이용자들은 PC나 모바일 이용자층과 성격이 매우 다르다. PC나 모바일을 즐겨 사용하지 않는 세대, 즉 40대 이상 중장년층과 노년층 그리고 주부를 비롯한 여성이 인터넷TV의 주 이용자들이다. 이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급선무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인터넷TV 사업자들은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전력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방송이 개시되기 전까지는 좋은 품질의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도 문제다.

인터넷TV의 이용자층을 고려할 때 주요한 콘텐츠는 아무래도 엔터테인먼트가 주가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통신인프라나 콘텐츠 제작여건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동영상을 위주로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인터넷TV가 일반 공중전화망이나 초고속망에 연결된다 하더라도 TV와 같은 대화면에 좋은 화질의 동영상을 뿌려내기가 수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TV사업자들은 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각종 정보나 쇼핑과 같은 콘텐츠에 매달리고 있다. 또한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아동을 위한 콘텐츠도 이들이 발굴해 내려는 주 대상이다.

인터넷TV를 이용한 T커머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재미있는 방송을 보면서 필요한 경우 해당 정보에 곧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인터넷TV는 PC보다 재미와 상거래가 보다 완벽하게 결합될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리얼타임 양방형성 콘텐츠는 디지털방송이 실현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디지털방식으로 제공되는 인터넷방송 콘텐츠가 이를 보완해 주기는 하지만 인프라의 한계 때문에 인터넷방송이 TV방송처럼 양질의 화질과 재미를 지원하지 못한다.

이같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보다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일수 있는 콘텐츠의 확보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또 한가지 문제는 세트톱박스다.

인터넷TV사업자들은 세트톱박스를 고가로 판매하기가 힘들다. 이미 각 가정에 대부분 PC가 보급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세트톱박스의 가격이 높아질수록 보급에 애로를 겪게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얼마나 값싸고 좋은 품질의 세트톱박스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인터넷TV의 보급과 이용자층 확보 및 이를 통한 상거래 활성화의 출발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트톱박스를 무상으로 임대해 주겠다는 사업자들이 많은 만큼 세트톱박스의 가격이 높을수록 사업자들의 부담이 가중된다.

그러나 국내에서 생산되는 세트톱박스는 대체로 가격대가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통 대당 50만원 정도의 가격을 호가하게 될 것이라는 게 이 분야 종사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인터넷접속 기능이 탑재된 디지털방송용 세트톱박스가 유럽에서 300달러를 전후하는 실정을 감안할 때 상당히 비싼 수준이다. 이는 아직 생산대수가 많지 않아 대당 제조원가부담이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한 세트톱박스는 PC와 달리 임베디드(내장형) 시스템기술을 요하는 제품이나 아직까지 국내에서 임베디드시스템 기술이 발전하지 못한 것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TV는 이처럼 여러 가지 극복해야할 과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비즈니스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터넷이 PC뿐 아니라 모바일, TV, PDA 등 각종 단말기로 확산되는 추세인 것만은 분명하고 인터넷TV 이용자층이 어느 쪽보다 구매력이 높기 때문이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w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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