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외국업체들의 경우 인터넷TV에 대해 국내업체들과는 약간 다른 접근방법을 보이고 있다.
세트톱박스 또는 TV내장형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 검색은 물론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점은 동일하나 외국업체들의 경우 디지털TV 시대에 대비한 양방향 콘텐츠 서비스에 훨씬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인터넷TV」라는 용어보다는 「양방향(Interactive)TV」라는 용어가 더 많이 쓰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하드웨어인 세트톱박스와 소프트웨어인 콘텐츠 등을 각기 다른 업체가 맡아 협력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예를 들어 지난 97년 웹TV네트워크사를 인수하면서 인터넷TV 사업에 뛰어든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웹TV 전용 인터넷 프로바이더로 서비스만 제공하고 하드웨어인 세트톱박스는 파트너인 소니와 필립스 등이 생산·판매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시장 규모도 이제 시작단계인 국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 웹TV가 확보한 가입자만해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될 당시인 97년 총 6만5000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약130만명으로 20배 정도가 늘었다.
미국을 비롯한 시장조사 업체들의 인터넷TV 시장에 대한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폴카간어소시에이츠(Paul Kagan Associates)사는 미국 인터넷·대화형 미디어 서비스 매출액이 지난 98년 110억달러에서 오는 2008년에는 1330억달러로 급증, 케이블TV 서비스 시장 규모를 능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사도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통해 2005년엔 미국 가정의 91%가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며 이중 90%는 PC로, 그중 73%는 인터넷TV 또는 다른 단말기를 통해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영국 헨리(Henley) 센터는 PC보다 TV보급률이 훨씬 높은데다 PC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무기기로 여겨 여가시간에는 주로 TV를 시청하기 때문에 TV가 전자상거래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들어 세계적인 규모의 대형 업체들이 인터넷TV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인터넷TV가 향후 도래할 디지털TV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부터 인터넷TV 사업에 새로 진출하는 업체도 계속 늘고 있다.
타임워너와 합병한 AOL사는 제너럴인스트루먼트(GI)·선마이크로시스템스사와 함께 양방향TV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오픈TV사에 3125만달러를 투자, 전자우편·인터넷메시징을 비롯한 AOL의 애플리케이션을 오픈TV의 양방향TV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공할 수 있게해주는 솔루션을 공동개발 하기로 했다.
또 오픈TV사는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TV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T커머스」, 대화형 광고를 비롯한 첨단 서비스 개발 및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 및 마케팅에 투입할 계획이다.
인텔도 핀란드 노키아사와 함께 디지털TV와 인터넷 기능을 통합시켜주는 차세대 세트톱박스를 개발,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양사는 특히 새로운 개념의 대화형 콘텐츠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과 대화형 콘텐츠 제작을 위한 소프트웨어 툴을 개발, TV업계와 대화형 TV서비스 업계에도 보급할 계획이다.
홍콩 스타TV사도 홍콩 최대 통신회사인 C&W HKT사와 공동으로 인터넷의 기능을 합친 인터넷TV 사업에 공동으로 나서기로 했다. 이들 업체는 오락·뉴스·홈쇼핑 등 50개의 각종 TV채널과 VOD 및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 일본에서는 지난해 10월 CSK·세가·히타치·도시바·일본 오라클·NEC·미쓰비시 연합 등 7개사가 공동으로 인터넷 단말기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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