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중앙처리장치(CPU) 공급부족으로 국내 컴퓨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인텔 CPU 월 공급량이 수요량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PC 제조업체가 생산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PC에 들어가는 주변기기 생산업체는 재고가 늘어나고 가격이 떨어지는 등 큰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급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CPU 대부분이 현재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인 펜티엄Ⅲ 600㎒와 셀러론 500㎒, 셀러론 466㎒에 집중돼 당분간 국내 PC·주변기기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CPU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는 인텔이 펜티엄Ⅲ 600㎒ 미만의 저성능 제품을 단종하고 펜티엄Ⅲ 600㎒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650·700㎒ 등 고가제품 위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인텔의 뉴멕시코 공장이 지난달 정전으로 제품생산이 일시중단된데다 세계 PC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CPU 공급난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나 삼보컴퓨터 등 대형 PC업체들의 경우 600㎒ 미만 제품은 거의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600㎒도 필요량의 60% 정도를 확보하는 데 그치고 있다.
더구나 이같은 CPU 부족현상은 이들 대형 업체보다는 중소 PC 제조업체에 더욱 심하게 나타나 이들이 공급받는 CPU는 필요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CPU 부족현상에 따른 PC 제조업체의 생산차질은 직접적으로 주변기기 업체들에 영향을 미쳐 수요예측에 따라 생산된 HDD 등 주변기기는 공급초과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가격 또한 큰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소비자는 CPU 가격변화에는 둔감한 데 비해 PC 가격변화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PC 제조업체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CPU 가격 인상분 만큼 주변기기를 빼거나 낮은 등급제품으로 채울 수밖에 없어 국내 PC시장이 왜곡되는 부작용마저 우려되는 실정이다.
업계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주문을 내도 제품선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다음달 10일 이후는 돼야 공급부족 현상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여 그때까지 국내 업체들의 CPU 확보를 위한 노력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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