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4회> 한국의 스타크래프트를 만들자

지난 17일 검은 월요일 이후 시험대에 오른 한국 IT벤처의 나가야 할 길은 과연 무엇인가.

답은 자명하다. 거품과 함께 사라질 돌이 아니라 영롱한 빛을 발하는 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세리, 박찬호, 김미현, 남나리, 장영주, 정명훈, 정경화…. 이들은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스타다.

IT벤처라 해서 이들과 같은 세계적인 스타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사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도 도시의 허름한 창고 구석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예들이 많다. IBM도 그랬고 휴렛패커드도 그랬다.

스포츠나 예술분야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한국인 스타들처럼 국내 IT벤처 중에도 얼마든지 세계인의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그 가능성을 한발짝씩 실현시키고 있는 업체들이 많다.

문제는 세계적인 스타로 커갈 토양을 제공할 수 있도록 주변의 끊임없는 관심과 배려, 그리고 스스로의 피나는 노력이다.

온라인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 PC게임업체인 판타그램은 한국의 스타크래프트를 꿈꾸고 있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리니지」라는 온라인게임으로 국내시장에서 스타크래프트의 인기와 당당히 맞서고 있다. 이 회사는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휩쓸고 있는 가운데서도 올 1·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00% 가량 늘어나는 기록적인 성장을 했다. 엔씨소프트는 3D가 구현되는 「리니지2」와 가칭 Z게임을 개발, 세계적인 히트상품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판타그램은 미국 게임유통사인 GOD사와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인 「킹덤언더파이어」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에서 성가를 높이며 한국의 스타크래프트를 세계 곳곳에 심겠다는 포부를 펼치고 있다.

SW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확장언어(XML)분야에서 K4M과 휴처인터넷 등이 세계 정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XML은 전자문서교환(EDI)을 비롯해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의 핵심 기반기술로 앞선 기술만 확보되면 세계시장 제패는 떼어논 당상이다.

정보통신분야에서는 로커스가 단연 주목받고 있다.

지난 90년 자본금 10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로커스는 10년 만에 직원 230명, 매출규모 1600억원의 대형 업체로 발돋움했다.

로커스가 한국이 배출할 정보통신분야 벤처스타로 지목되는 이유는 컴퓨터통신통합(CTI)분야에서 독자적인 아성과 명성을 쌓아놓고 있기 때문이다.

로커스는 작은 다윗이 거인 골리앗에 덤벼들듯이 이 시대 세계 최고의 벤처로 군림하는 시스코시스템스를 경쟁상대로 삼고 있다.

인터넷분야에서도 세계제패를 꿈꾸는 스타 후보들이 즐비하다.

씽크프리닷컴과 스트림박스가 대표적이다.

씽크프리닷컴은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웹톱형 오피스 프로그램인 씽크프리오피스를 개발, 본사를 미국에다 설립해두고 세계 워드프로세서 시장 장악에 열중하고 있다. 씽크프리오피스는 세계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프로그램과 호환되기 때문에 오피스 사용환경이 데스크톱형에서 웹톱형으로 전환될수록 그 명성이 발할 것으로 촉망받고 있다.

스트림박스는 리얼네트웍스와 윈도미디어가 양분하고 있는 세계 온라인 미디어시장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역시 미국에다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리얼오디오나 비디오, MP3 등 각종 포맷의 파일을 자유자재로 변환시킬 수 있는 기술과 각종 파일을 다운로딩할 수 있는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어 기존 업체들에 매우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리얼네트웍스와의 소송에서 절반의 승리를 얻어낸 데 힘입은 스트림박스는 언젠가는 모든 부분에서 승소, 세계 온라인 미디어시장을 제패하겠다는 꿈에 젖어있다.

이토록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닌 업체가 많다 할지라도 스타를 스타로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아는, 그리고 올곧게 한우물만을 파는 풍토도 없어서는 안될 요소다.

『국내업체가 세계로 진출하는 데는 아직도 제도적 환경적 걸림돌이 많습니다. 지나치리만치 관료적인 각종 규제나 순식간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왔다갔다 하는 기업이나 기업인에 대한 평가가 그것입니다.』

한국의 스타크래프트가 나오기 위해서는 벤처들의 피나는 노력 외에도 스타를 예우하고 더욱 커나갈 수 있도록 독려해주는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관계자들은 강조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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