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처리장치(CPU)와 주기판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주력으로 판매할 제품 선정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CPU 수급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데다 규격마저 자주 교체되면서 주력제품 선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비아와 AMD가 발빠르게 CPU와 칩세트 제품군을 내놓고 있는 사이에 이 분야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인텔이 정책을 자주 변경하면서 칩세트·주기판 시장이 전례없이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국내 주기판 시장에 공급되는 제품 종류는 칩세트별로 10여종.
인텔 CPU를 사용할 수 있는 i820과 810 bx, 비아 제품으로 693a와 694, AMD용인 AMD 751과 Kx133 등 무려 6∼7종에 이른다. 게다가 인텔 CPU의 경우 소켓방식이냐 슬롯방식이냐에 따라 주기판 모양이 바뀌기 때문에 주기판 업체들은 때에 따라 10종이 넘는 제품을 확보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불과 2∼3종의 칩세트로 전체시장을 확보하던 1년 전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있다. 또 칩세트에 따라 그래픽카드의 액셀러레이티드그래픽포트(AGP) 규격과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울트라 DMA66 규격 지원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규격을 선택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또 인텔 CPU 공급물량이 적기 때문에 주기판 공급업체들은 시장에서 흥행성을 검증받지 못한 비인텔 CPU를 장착해야 하는 칩세트를 확보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필요없는 재고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자 주기판 공급업체들은 시장 주도권을 누가 잡을 것인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으나 뾰족한 해법이 없어 올해 영업방침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목표조차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칩세트와 주기판이 다양해져 조합이 맞지 않는 경우까지 발생하기 때문에 칩세트 공급업체뿐만 아니라 PC사용자도 이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주기판과 CPU 시장이 급속도로 변화해 당분간 제품선정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개별적으로 CPU와 주기판을 구매하려는 PC 사용자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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