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노트북컴퓨터 생산기지인 대만을 겨냥한 국내 컴퓨터 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보컴퓨터·LG전자 등 주요 컴퓨터 업체들이 노트북컴퓨터를 수출 전략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 들어 대대적인 생산설비 확충에 나서면서 전 세계 노트북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대만의 아성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컴퓨터업체들의 이같은 시도는 데스크톱 부문에서 이머신즈 등으로 세계시장에서 국산 컴퓨터의 경쟁력이 이미 입증된 데 따른 자신감 확보와 함께 노트북컴퓨터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이 국내에서 생산되면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총 50만대의 노트북컴퓨터를 생산, 이 가운데 30만대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럽 대형유통점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어 유통채널을 다양화하는 한편 미주시장에 대량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수출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0만대에 이어 내년에는 70만대, 오는 2002년에는 총 150만대의 노트북컴퓨터를 수출, 세계 톱 수준의 수출업체로 부상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도 최근 안산 제2공장에 노트북컴퓨터 전용 생산라인을 건설, 올해말까지 총 50만대의 노트북컴퓨터를 수출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삼보컴퓨터는 저가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은 국내시장은 대만에서 OEM으로 받은 제품으로 충당하는 한편 해외시장은 자체생산한 고가제품으로 승부해 내년 50만대, 2002년에는 150만대 수준으로 노트북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지난 97년 중반부터 수출하고 있는 컴팩컴퓨터의 OEM 수출물량을 늘리는 동시에 게이트웨이에 월 1만5000대를 수출하고 있으며 최근 세계 제1의 컴퓨터업체와 수출계약이 완료됨에 따라 올해 총 50만대의 노트북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오는 2002년에는 100만대의 노트북컴퓨터를 수출, 세계 최고의 성능을 갖춘 생산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KDS(대표 고대수)도 지난해 11월 수출 전용 노트북컴퓨터인 「e슬레이트」를 발표한 데 이어 미국의 노트북전문 판매법인인 맥포터블(현재 법인명 KDS컴퓨터)을 인수하면서 노트북컴퓨터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국내 컴퓨터업체들이 대만 업체가 주도하는 세계 노트북컴퓨터 시장을 재편하는 새로운 세력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노트북컴퓨터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대만 중심의 세계 노트북컴퓨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초보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국내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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