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평가기준이 매출과 자산규모 등 외형에서 수익성과 성장성 등 시장가치(주식 시가총액)로 바뀌면서 국내외 기업의 순위가 극심한 변동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기업순위의 변천과 그 의미」라는 보고서를 통해 90년대 이후 국내 30대 기업의 순위변동을 조사한 결과, 90년대 매출액 30대 기업 중 99년까지 전체의 50% 가량인 16개 기업밖에 살아남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식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30대 기업 중 9개 기업만 순위를 유지, 생존율이 30%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최근들어 기업순위 변동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매출규모는 작지만 시가총액 순위에서 상위 기업으로 부상하는 현상이 점점 더 뚜렷해지는 것이라면서 시가총액 기준 30대 기업 중 데이콤, 하나로통신,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삼보컴퓨터,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7개 기업은 매출액이 100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90년대 대마불사의 신화가 무너졌듯이 현재 상위권 기업도 안심할 수 없는 불확실성과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향후 기업순위 변동은 가속화되고 상하위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인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신기술의 확산속도가 가속화하고 새로운 산업이 형성되는 기업재편기에는 사업기회의 선점여하에 따라 기업 순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상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경영기조를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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