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화 충북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
대학 교육이 사회 전환기에 새 모습으로 변신하여 교육기관으로서 살아 남는 것뿐만이 아니라 새 역할을 주도하여 사회변화를 이끌어 가는 선봉장이 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여러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그중 가상 원격교육이 현재 대학이 안고 있는 문제의 강력한 해결 도구가 되리라는 것에도 별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듯하다.
문제는 여느 인터넷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뚜렷한 수익 모델을 만드는데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아직은 교육이 공공의 성격이 강한 사회의 인프라로서 인식되어 있고 대학교육이 이윤을 추구하는 상품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을 통해 지식 전달이 이루어지고 이에 대한 즉각적이고 객관적인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측정되는 것에 어떤 교수인들 반가워하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우 가상원격대학은 이미 커다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시장은 향후 10년간 매년 300억달러 시장이 될 것이고 학생수는 3000만명에 이르러 직접 캠퍼스로 와서 수업을 받는 학생의 수와 비슷해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약 5만명의 콘텐츠 제공 교수가 생기고 20만명의 조교급 교수,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1000명 정도의 유명 교수가 탄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가상원격대학교육의 경영도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째, 철저히 자기 대학의 장점을 살린 교육 서비스를 전문화해야 할 것이다. 공단에 위치한 대학의 경우 지역 사회의 요구를 반영하는 내용의 연수 프로그램이나 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또는 특정 대학이 잘하는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대학이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위해 많은 분야를 다루고 또 그런 점이 지역 사회의 고른 발전에 많이 기여를 하고 있는 게 사실이나 가상교육에서는 지역적인 제한이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전문화된 교육내용이 돼야 할 것이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원론적으로는 공감을 하면서 실제 실행에 옮기게 될 때에는 많은 현실적인 벽에 부닥치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분야인 가상원격교육에서 그 원칙을 적용해보는 것이 어떨까. 미국의 경우에도 기존의 캠퍼스 중심의 대학운영과 별개로 가상대학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새 포대에 담아야 한다는 논리다.
둘째, 가상대학에서는 한 대학내에서만 모든 자원을 조달하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최근 학문 발달의 성격상 여러 분야가 모여서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일은 한 대학내의 교수진으로만 다 해결하려고 한다면 짧은 시간내에 문제를 해결하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전국의 혹은 전세계의 전문가들을 모아서 필요한 교육내용을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것이 유연하게 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실례로 정부가 새로운 분야의 전문가 육성을 위한 방안을 내놓아도 이를 한 대학의 힘만으로 교육과정을 만들고 이에 상응하는 과목들을 다 개설하기란 매우 힘든 게 현실이다. 대학들과 전문 기관들간의 전문가들을 필요로할 때 풀제로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셋째, 대학의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야 한다. 대학이 가진 장점 중의 하나는 이제까지 교육에 관한 한 거의 독점적인 위치를 누려왔다는 것이다. 초중등교육과는 달리 고등교육에 관한 한 대학에 도전할 학원이나 다른 교육체제는 별로 없다. 이러한 이점을 살려 대학의 브랜드 파워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상업적 가치가 높다고 본다. 실제 교육 내용은 외부에서 조달을 한다하여도 대학이나 전문연구기관의 이름으로 포장을 하는 경우 공신력이 훨씬 커질 것이다.
교육도 이익이 창출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커가야 한다. 가상원격교육을 새로 시작하는 경우 다음의 요소가 잘 어우러져 개발되어야 한다. 서비스 프로그램의 성격(기존 시장을 가상으로 옮긴 것인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는 것인지), 시장의 성격(누구를 대상으로 하며 비교 우위는 무엇인지, 또는 직접 서비스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지역적인 특성과 콘텐츠의 전달 방법 등이다. 이러한 요소는 사업성을 검토 받기 위해 여러 가지 기준으로 재분석되어야 한다. 가상원격대학이 성공한 교육비즈니스 벤처기업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게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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