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392) 벤처기업

IMF<10>

『규모는 적습니다만 합작회사를 차리는 원칙은 좋습니다. 그밖에 부수적인 일은 실무진들이 상의하도록 합시다.』

류 총재는 100만 달러를 투자하라는 나의 말에 약간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홍콩에 있는 은행을 통해서 3억 달러를 투자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100만 달러를 언급하고 있는 나의 사업 규모는 그가 생각할 때 하찮은 것일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시설 투자가 많이 들어간 전자회사 부품 공장과 기술 참여도가 많은 소프트웨어 분야는 그 성질이 달랐기 때문에 투자 액수로 사업의 규모를 가늠할 수는 없었다. 류 총재는 나를 세 번째 만나는 것이었으나 아직도 내가 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설명을 하였다.

『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쪽을 다 하고 있지만 주력 사업은 소프트웨어입니다. 홍수 예방 시스템을 설치하는 데는 하드웨어 분야도 필요하지만 본질적인 것은 그 장치의 핵심 기술에 있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제어 시스템을 운용하는 컴퓨터 칩이지요. 이 칩은 기술이기 때문에 막대한 시설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홍수 예방 물 관리를 하면서 인공위성이 필요한데 우리가 인공위성까지 만들어 쏠 수는 없습니다. 중국에 있는 기존 기상관측 인공위성을 이용하면 되니까요. 안테나, 컴퓨터 등 수많은 전자기기가 들어가는데 그것은 이미 있습니다. 기존의 것을 구입해서 설치하면 됩니다. 때문에 우리 사업은 기술 사업입니다. 그러나 매출 총계는 다른 전자 회사의 부품이나 컴퓨터 판매의 매출 못지 않게 수십억 달러에 육박합니다.』

『기술 산업이라는 말은 이해합니다. 구체적인 것을 검토하여서 다시 의논하도록 하지요.』

『저번에 팩스로 보내드린 자료는 보셨겠지요?』

『전문가를 시켜 검토하도록 했지만 보고받은 일이 없습니다.』

그가 말하는 전문가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 단순히 컴퓨터 전문가라고 해서 제어 시스템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과학적인 이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제어 시스템의 활용에 긍정적인가 하는 판단이었다. 중국은 아직도 공장 자동화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 많은 노동력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력을 축소시키는 공장자동화 시스템은 필요악과 같은 존재였다. 오히려 노동력을 감소시키는 자동화 장치는 인민의 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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