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삼성전자·LG전자·현대정보기술·대우통신 등 주전산기 공급업체가 주전산기 사업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올 주전산기 시장에 공급되는 기종이 IBM으로 결정돼 가장 큰 수요처인 행정전산망 시장을 잃게 된 4사는 앞으로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주전산기 4사 모두 그동안 투자해온 개발비와 영업·애프터서비스 인력 등을 고려해 사업포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업체가 나타나리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올 주전산기 입찰과정에서 사실상 4사 공조체제가 붕괴되고 이제는 각사의 입장에서 대책을 세워야 하는만큼 앞으로 주전산기 4사의 사업전개 방향 또한 각 사마다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전산기 사업에 가장 큰 의욕을 보여왔던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주전산기사업을 변함없이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록 주전산기 입찰에서는 떨어졌지만 기존 삼성전자 고객들을 위한 애프터서비스나 업그레이드 등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조직을 유지할 수밖에 없으며 삼성시스템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서도 사업을 중단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주)한국통신(KOCOM)이 조달청과 제3자 단가계약을 체결했지만 조달청을 거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입찰하는 물량을 집중 공략한다면 충분히 사업적으로도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또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공공기관·민간기업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영업에 착수해 주전산기 사업을 활성화해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대정보기술(대표 표삼수)의 입장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다. 과거와 같이 전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영업을 전개할 수는 없지만 기존 고객들이나 지방자치단체 요구에 따라 자체입찰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이번 조달청 입찰에서 선정된 (주)한국통신과 상관없이 영업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현대정보기술의 한 관계자는 『주공급업체로 선정된 (주)한국통신이 납기를 맞추지 못하거나 시스템 설치와 유지보수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업무전산화를 위해 자체입찰로 돌아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삼성전자나 현대정보기술의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일단 (주)한국통신이 IBM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한만큼 그룹계열사인 LGIBM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LGIBM은 LG전자에 시스템 설치와 유지·보수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으며 LG전자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LG전자가 LGIBM의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기존 주전산기 관련 인력은 자체 시스템 영업보다는 IBM시스템 설치·유지보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LG전자가 나머지 주전산기 업체들과는 정반대 입장에 서는 것으로 지난 10여년 동안 구축해온 주전산기 4사의 공조체제가 허물어지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현대정보기술이 주전산기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과 달리 대우통신(대표 이정태)은 사업을 지속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를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경영이 어려운 상태에서 구태여 주전산기사업을 강행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통신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결정이 내려지겠지만 최종결정 이전까지는 조직과 인력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영업은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주공급업체에서 이제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입장에 몰린 주전산기 4사가 과연 어떻게 사업을 전개할 것인지 컴퓨터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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