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해외시장 동향

지난 2월 25일,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3사는 동일지분을 투자,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다고 밝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각각 트레이드익스체인지(TradeXchange), 오토익스체인지(AutoXchange)라는 독자적인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던 GM과 포드가 양사의 마켓플레이스를 통합하기로 했으며 여기에 크라이슬러가 지분참여를 선언한 것이다. GM은 한해 870억달러,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각 800억달러의 구매력을 갖고 있는 대형 자동차 메이커들. 이들이 설립할 조인트 벤처는 전세계 3만여 부품 업체를 연결하는 초대형 마켓플레이스가 될 예정이다.

바로 뒤를 이어 세계 최대의 소매업체인 시어스(Sears)와 카르푸(Carrefour)가 소매산업 분야 최초이자 최대규모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글로벌넷익스체인지(GlobalNetXchange)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 마켓플레이스는 시어스와 카르푸의 5만여 공급업체, 협력업체 및 유통업체로 구성돼 800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에 뒤질세라 항공산업 분야의 거인들인 보잉, 록히드마틴, 영국항공(BAE), Raytheon 등도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의 조인트 마켓플레이스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보잉의 한해 구매금액은 380억달러, 록히드마틴 130억달러, BAE 110억달러, Raytheon 90억달러 등을 합하면 4사의 총 구매력은 총 710억달러에 이른다.

석유화학 분야도 마찬가지. BF 굿리치(Goodrich), 이스트만 화학(Eastman Chemical), 수노코 화학(Sunoco Chemical), 캐스트롤(Castrol), 롬(Rohm), 하스(Hass) 등이 연합해 석유화학 분야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의료산업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존슨앤존슨, GE 메디칼시스템스, 백스터 인터내셔널(Baxter International), 아보트 래보러터리(Abbott Laboratories), 메드트로닉(Medtronic) 등이 공동 마켓플레이스 설립을 발표하고 올 3·4분기 안에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규모면에서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네오포르마닷컴(Neoforma.com)이 아리바(Ariba)와 공동으로 의료산업 분야의 마켓플레이스 구축을 선언했고 전자상거래 업체인 켐덱스(Chemdex)가 병원운영회사인 테넷 헬스케어(Tenet Healthcare)와 공동으로 익스체인지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최근 한두달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다. 무엇보다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적과의 동침」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의 마켓플레이스 조인트 벤처 설립 발표당시 외국의 주요 전문가들도 3사의 연합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정도.

그러나 이러한 경쟁업체간 연합은 향후 B2B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보를 위해, 또 생산·유통·마케팅 비용의 절감을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일본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 업체인 IBM, 아메리카온라인 등이 B2B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할 예정이거나 이미 서비스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인 SAP도 「mySAP.com Marketplace」를 발표하고 자사 고객들을 묶는 마켓플레이스 구축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바야흐로 세계 경제에 마켓플레이스 시대가 다가왔다. 미국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의 분석가인 에리카 루글리스는 올해안에 전체 산업분야에 걸쳐 약 1만개의 마켓플레이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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