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업계, 저작권 시비로 몸살

음반업계가 저작권사용료 징수배분 문제 등으로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최근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김영광)가 조성모의 리메이크 음반 「클래식」에 대한 음악사용 허락을 작가의 동의없이 정액제로 내준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관행처럼 처리돼 온 저작권 대리 계약 및 요금 징수·분배에 관한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젊은 음악인을 중심으로 한 음반업계 일부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저작권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법적 대응까지 모색하고 나서 이들의 행배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젊은 작사·작곡가들의 모임인 한국대중음악작가연대(공동 대표 김명곤·유영건)는 4일 정기이사회를 갖고 『2천여명 작가의 저작권을 위임받아 신탁관리하고 있는 음악저작권협회가 저작권료 징수 및 분배를 무원칙으로 처리한다는 회원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개선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회원들의 사적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저작권협회에 대한 개혁운동을 시작하겠다』고 결의했다.

이를 위해 작가연대는 우선 조성모 리메이크 음반건으로 피해를 입은 C모씨 등 해당 회원들과 함께 음악저작권협회를 상대로 업무상배임 등을 내세워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논란을 빚고 있는 노래방·단란주점·유흥업소에 대한 음악사용료 징수와 관련해 올해부터 자료 확인기기를 100% 부착해 줄 것과 그동안 이들 업소로부터 징수한 저작권료 내역을 전면 공개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작가연대의 박지훈 사무국장은 『음악저작권협회가 정부로부터 작가들의 권리를 양도받아 집중관리하도록 지정받은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권익을 도모하기보다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내세워 일부 집행진의 사적 이익 추구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에 책임을 묻는 한편 저작권협회를 탈퇴, 음악출판사를 통한 대리계약 방식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연주자들의 모임인 한국레코딩뮤지션협회(회장 윤영인)도 『최근 음반제작사들이 디지털음악서비스업체 및 댄스게임기업체들과 음악사용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주자의 권리까지 대리계약 해주는 것처럼 속여 저작 인접권료를 가로채고 있다』며 해당 음반사를 상대로 형사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6일 밝혔다.

이에 앞서 레코딩뮤지션협회는 이들 음반사와 계약을 맺은 인터넷음악업체 N사와 댄스게임기업체 A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중이다.

레코딩뮤지션협회 윤영인 회장은 『현장 연주가 필요없는 디지털음악이나 인터넷방송 등으로 매체환경이 급속히 변하면서 연주자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음에도 불구, 이미 발표된 음악에 대한 정당한 사용료조차 지불하지 않고 있다』며 법적 대응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