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독점 판결 국내 SW업계에 미치는 영향

미 연방지법이 MS사의 윈도 운용체계(OS) 독점권이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이번 판결이 국내 소프트웨어(SW)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국내 SW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당장 국내 SW 시장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S가 항소할 뜻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3심에 이르는 최종판결은 오는 2002년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파장은 크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공신력 있는 미국 사법기관에서 공식적으로 내려진 것인 데다 판결 이후 MS관련주가가 폭락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간접적이고 부수적인 파장은 곳곳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MS=독점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사용자의 반감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MS가 사용자를 대상으로 영업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이번 판결을 계기로 반MS 진영들의 MS에 대한 견제와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더욱 치열한 시장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리눅스 업체들은 MS의 주가폭락과 동시에 리눅스관련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당분간 이번 판결로 인한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지리서치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따른 주가상승 호재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겠지만 이와는 무관하게 리눅스가 윈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리눅스의 시장 영향력이 확산되는 것은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 대해 MS의 한국 현지법인인 (주)MS 측은 본사와 마찬가지로 인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파장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MS 한 관계자는 『GM이 자동차에 라디오를 달려고 했을 때도 엄청난 반발이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며 『이번 재판은 MS와 사용자의 대립이 아닌 MS와 경쟁사의 대립일 뿐이며 지난 98년 시작된 재판의 문제제기는 급속한 컴퓨팅 환경변화에 따라 최종 판결이 나는 오는 2002년이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3심 판결 이전에라도 MS가 윈도 가격을 떨어뜨리거나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등의 파격적인 제안으로 미 법무부와 극적인 화해를 모색한다면 시장 상황은 또 다시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