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후지쯔는 지난달말로 끝난 99회계연도 경영실적을 결산한 결과 매출액이 전년대비 87% 늘어난 2890억원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 주목된다.
이같은 실적은 중대형컴퓨터 업체로는 한국HP, 한국IBM, 컴팩코리아에 이어 4위 규모지만 국내 IT시장이 미국 지향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또 한국후지쯔가 전 세계 500여개의 후지쯔 현지법인 가운데 당당히 3위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도 한국후지쯔의 성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안경수 한국후지쯔 사장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한국후지쯔가 이러한 실적을 올린 이유는.
▲취급품목을 다양화하고 직판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우수한 채널망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온 데 따른 고객들의 신뢰감이 더해진 것도 성장의 기반이 됐다.
-일본업체에 대한 우리나라 업체들의 무의식적인 반감도 많았는데.
▲사실이다. 그동안 국내 고객들은 후지쯔에 무의식적으로 반감을 가져왔다. 그러나 개방화시대를 맞아 고객들이 문화 정서가 비슷한 일본제품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후지쯔의 솔루션을 찾는 고객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게 이를 반증해준다.
-올해 성장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별 문제가 없는 한 올 회계연도에도 이같은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우선 암달과 지멘스컴퓨터를 인수 또는 합병하면서 그동안 취약했던 통신업체 등 사각지대를 공략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된데다 최근 출시된 대형 유닉스시스템이 외환은행과 조흥은행 등 제1금융권에 들어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중소기업용 e비즈니스 솔루션인 「웹비전」, 금융권용 인터넷뱅킹엔진인 「인터스테이지」라는 특화된 솔루션을 갖고 있어 중소기업은 물론 금융권의 e비즈니스를 위한 전산인프라 특수를 충분히 구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는.
▲386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IT시장이 현재 호황국면을 맞았지만 하반기에 버블현상이 사라지면 지난해 만큼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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