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M&A 점입가경-느긋한 011, 애타는 KT, 019...안장관-BT회장 면담에선 현안 ?

이동전화사업자간 인수합병 논의가 점입가경이다.

증권가에는 매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한솔엠닷컴을 둘러싼 새로운 인수합병 시나리오가 등장, 투자가 및 이를 확인하는 언론의 취재 경쟁이 벌어져 「목요일은 한솔일」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여기에 최근 아시아 지역 정례 방문차 방한한 BT의 피터 본필드 회장이 지난주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을 예방, 오비이락격으로 다양한 해석까지 나돌고 있다.

한솔 M&A는 물론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 문제까지 얽히고설킨데다 한 술 더 떠 후발주자들이 전략적 파트너인 해외사업자들을 동원, SK와 KT의 독주를 견제하고 나서 그야말로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안 장관-BT 회장 무얼 논의했나> 안병엽 장관의 본필드 회장 면담에 유일하게 배석했던 석호익 정보통신지원국장은 『특정 현안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고 시장 개방, 공기업 민영화 등 일반적 사항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석 국장은 『본필드 회장이 영국과 BT의 예를 설명했고 동시에 해외 진출시 현지 파트너의 의사와 정서를 가장 존중한다는 BT의 입장을 전달했다』며 안 장관은 이에 대해 『한국정부의 시장 개방, 지속적인 규제 철폐 노력 및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 정책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항간에 나돌고 있는 한솔 M&A 논의와 관련, 『본필드 회장이 영국의 시장개방 예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한국통신과 민간기업이 경쟁하는 데 우려가 없느냐는 점과 한국시장이 개방 초기인데 신세기통신이나 한솔엠닷컴 등의 인수합병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인가에 대해 물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석 국장은 『안 장관이 이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며 『한국정부의 KT 민영화 의지를 설명하고 국내 사업자들이 대부분 외자를 도입한 상태에서 정부는 공정한 시장경쟁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석 국장은 또 『안 장관의 본필드 회장 면담은 특정 현안을 논의할 자리가 아니지 않느냐』고 덧붙였고 BT 제휴사인 LG텔레콤 남용 사장도 『양자간 면담에서는 선문답만이 오고 갔다』고 말했다.

<느긋한 SK, 애타는 KT·LG정보통신> 한솔 인수문제가 불거지면서 SK는 느긋하다. 자사의 신세기 인수가 결국 구조조정을 촉발시켰고 한솔 M&A가 어떤 형식으로 결말이 나든 신세기 인수 승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한솔 인수에 목을 매고 있는 KT와 LG는 애가 바짝바짝 탄다. 특히 최근에는 한솔이 몸값을 높이기 위해 KT와 LG에 양다리를 걸치고 양사의 조건을 서로 상대방에 흘리는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당혹해 하고 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KT와 LG는 한솔과의 협상 과정에 입을 다물고 있고 한솔의 공식 창구인 홍보실 역시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양사가 제시했다는 조건이 한솔쪽에서 증권가로 흘러 나오고 있다. 한국통신의 경우 이미 한솔 주식가치 및 자산실사를 위해 메릴린치사를 주간사로 선정했고 우선협상계약을 체결했다는 설도 등장했다. KT는 한솔의 주당 가격이 5만원 이상이면 인수하는 데 어려움이 많지만 과거 한솔과 접촉했던 자회사 한국통신프리텔이 주당 7만5000원을 제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LG 역시 한솔과 우선협상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현재 가격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LG는 한솔과 함께 하나로통신의 경영권까지 확보하기 위해 장내에서 지분을 계속 매집중이며 두루넷 등 일부 대주주들의 지분 인수를 겨냥, 접촉중이라고 한다.

이 와중에 LG 등 후발주자는 SK 견제도 잊지 않는다.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외국주주들은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면 독과점으로 법에 명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며 『만약 승인이 된다면 법적인 절차를 밟아서라도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에는 아직 한솔 인수가 확정되지 않은 한국통신프리텔도 가세한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