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연예인 모셔오기 경쟁 점입가경

「얼굴 마담을 모셔라.」 벤처기업들의 유명 연예인 영입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해 인기 탤런트 손지창과 영화배우 박중훈의 투자기업이 코스닥에서 「대박」을 터뜨려 이들이 「돈벼락」을 맞았다는 소문이 연예가 전체로 번지면서 스타급 연예인들의 벤처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명도가 떨어지고 마케팅 및 홍보 분야가 취약한 벤처기업들 사이에서 이름 알리기용으로는 인기 연예인이 최고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벤처기업과 인기스타간 궁합 맞추기가 열기를 더하고 있다.

현재 연예인들의 주무대는 홍보 분야. 양희은·양희경 자매가 스톡옵션을 받는 조건으로 바이사이트의 CF모델로 활동중이며 인터넷업체인 이투비는 최민수·이승연·안재욱 등으로 연예인 주주단을 구성, 기업홍보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또 유동근이 피스트와 홍보계약을 맺었으며 쿨라이프가 「뺑코」 이홍렬, 캠퍼스21이 임백천, 아이빌소프트가 서경식과 각각 손을 잡았다. 이 밖에도 벤처홍보대사로 임명된 연예인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최근에는 「스톡옵션」이라는 당근을 바탕으로 연예인들을 아예 주주로 끌어들이는 벤처기업도 늘고 있다. 특히 모 벤처기업은 22일 인터넷사이트 오픈을 기념, 최진실·조성모·엄정화 등 특급 연예인들을 대거 주주로 참여시킬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연예인도 늘고 있다. 탤런트겸 아나운서인 유정현이 인터넷마케팅업체인 「애드짱」을 설립했으며 손지창은 전광렬 등과 함께 「베니카」라는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베니카」는 앞으로 연예인의 벤처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중매쟁이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처럼 유명 연예인과 벤처기업의 만남은 마케팅 및 홍보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미국 등 선진국도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을 활용하는 「스타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벤처기업들의 유명인사 중용은 너무 심하다는 것이 벤처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내실을 기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할 벤처기업들이 겉치레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다. 벤처기업의 한 관계자는 『1년 전만 해도 연예인을 쓰고 싶어도 부담이 너무 커서 생각조차 못했으나 요즘에는 주식으로 얼마든지 스타급 연예인을 동원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며 『벤처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CF모델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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