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나 이동통신 등 대기업체의 옥외광고판에서 기업상호보다 도메인네임을 부각시킨 디자인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도심지풍경의 「홈페이지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옥외광고디자인에 도메인네임이 응용되기 시작한 것은 인터넷벤처기업이 밀집한 서울 강남지역이 원조격이다. 큼지막한 한글간판 대신 등장한 「영문 도메인 간판」은 그 낯선 느낌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으나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서울 테헤란밸리의 지역적인 유행에 불과했다.
최근 이같은 「도메인 간판」유행에 전국 지사망을 갖춘 대기업체들이 잇따라 가세하면서 기업도메인으로 가득찬 옥외광고판이 전국적인 문화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홍보목적으로 임대할 전국 대도시의 옥외광고탑 40여곳에 자사 도메인(http://www.samsunglife.com)을 핵심 디자인요소로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보통 4면인 옥외광고탑에서 최소 1면 이상을 도메인관련 디자인으로 채워 보행자에게 도메인 인지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며 전국 108개 삼성생명지점의 간판을 도메인위주 디자인으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명자체를 도메인화시킨 한솔M닷컴의 경우 지난달초부터 2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전국의 옥외광고탑 25개, 800여 대리점의 간판을 모두 교체했다.
또 신한은행은 지난 연말 336개 지점간판에 자사도메인(http://www.shinhan.com)을 삽입하는 CI교체작업을 마무리했으며 삼성화재(http://www.samsungfire.com)와 다음커뮤니케이션(http://www.daum.net)도 도메인중심의 옥외광고판을 새로이 야구·축구장 같은 공공장소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지하철광고는 향후 3개월간 예약된 광고수주액의 60%, 버스광고는 약 30%가 인터넷도메인 홍보용이라고 관련광고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제일기획의 한 옥외광고담당자는 『이런 보급추세라면 연말까지 전국 옥외광고탑 10개 중 4개는 기업도메인으로 뒤덮일 것』으로 추정하면서 『도심지의 밤거리 풍경이 거대한 영문 홈페이지처럼 바뀌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만은 아니다』고 우려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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