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산기 사업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올해 주전산기 공개입찰 결과가 발표되면서 지난 10여년 동안 삼성전자·LG전자·현대정보기술·대우통신 등 이른바 주전산기 4사에 의해 명맥이 유지돼오던 주전산기 사업이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11일자 1면 참조
물론 이같은 전망은 조달청이 올해 주전산기 입찰자격을 완전개방하면서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지만 한국통신(대표 고성욱)이라는 비디오통신 전문기업이 1순위 적격심사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주전산기 4사에는 그야말로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체념섞인 분위기가 역력하다.
올 주전산기 시장이 사상 최대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전산기 4사는 물론 외국컴퓨터 업체 등 무려 18개사가 입찰에 참여해 주전산기 업체들이 공급권을 획득한다는 것은 불가능해보였기 때문이다.
조달청은 이번주 적격심사를 실시해 이를 통과하지 못한 기업을 차례로 배제, 최종공급업체를 선정한다고 밝혔지만 적격심사 대상에서 후순위로 밀려 있는 주전산기 업체들이 최종공급권을 획득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조달청의 적격심사 내용에는 매출실적과 경영상태, 수행능력 등을 70점, 대외신인도 10점 등 80점과 가격에서 5점 이상 등 적격심사 대상업체가 총 85점 이상을 획득할 경우 최종공급업체로 선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번 입찰결과로 보면 한국통신에 이어 LG히타치가 2순위, 삼성전자가 3순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져 일단 이들 3위권 안에 들어 있는 업체들 가운데 한 업체가 최종선정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따라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주전산기 업체들은 사업을 포기할 것인가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처지다.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적격 심사대상 3위기 때문에 한국통신과 LG히다찌가 적격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350억원 이상을 독식할 수 있는 상황이며 LG전자 또한 LG히다찌가 공급업체로 선정된다면 다른 업체들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대정보기술과 대우통신으로서는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선심을 기대할 수밖에 없지만 어느 업체가 공급권을 획득하더라도 눈앞의 이익을 다른 업체에 넘겨줄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는 상당히 회의적이다.
그렇지만 주전산기 시장이 4개 업체의 공조속에 명맥을 유지해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입찰결과로 4사 공조체제가 종전과 마찬가지로 지속될 것인지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또 조달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조달청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앞으로도 조달업무를 완전개방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어 이번에 입찰에서 탈락한 주전산기업체들이 이 사업을 계속 유지할 명분도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결국 행정정보화 시장을 겨냥해 주전산기 사업을 유지해왔던 4사로서는 이제 시장이 사라진만큼 사업을 계속해야 할 것인가를 놓고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실제 주전산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우려했던 바가 현실화로 나타나 이제 주전산기 업체라는 의미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정부와 업계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왔던 사업을 다시 정부에 의해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현재의 심정을 토로했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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