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수가 무려 140만명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 제조업체들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벤처기업 창업이 붐을 이루면서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이 벤처기업으로 몰리고 있어 비인기 분야인 일반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카오디오 전문업체인 H전자는 최근 직원 모집 공고를 냈음에도 기술 인력은 물론 관리직 인력조차도 지원을 꺼리는 바람에 제품 생산 및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회사의 J사장은 『엔지니어들은 고사하고 그동안 산·학 형태로 협력해온 교수들마저 벤처창업에 뛰어들고 있어 제품 개발에도 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전자악기 전문업체 B사는 출퇴근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기술 인력들이 입사를 꺼리고 있어 아예 연구소를 서울로 옮기는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뿐만 아니라 전문기술 인력을 끌어오기 위해 공장이나 사무실을 서울로 이전하려는 업체들도 최근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서울로 사무실을 이전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본사를 서울로 옮긴 노래반주기 전문업체 T사는 요즘 DDR 열풍이 불면서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지만 제품생산과 신제품을 개발할 엔지니어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또 홈오토메이션(HA)업체인 H사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부천에 공장을 둔 채 연구소와 사업부를 서울로 이전, 인력 수급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하는 듯 했으나 신규 채용한 엔지니어 가운데 25%가 입사한 지 2개월도 안돼 다른 벤처기업으로 옮겨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엔지니어들이 벤처기업행을 선호하고 편한 직장만을 찾는 것은 최근 코스닥주가가 치솟으면서 벼락부자가 생기고 「한번 직장은 평생 직장」이란 기존 직장관이 사라지면서 이같은 인력난을 부추기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또 『중소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대기업에 우수인력을 빼앗긴 데 이어 이제는 벤처기업에 인력을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내 산업의 근간인 중소 제조업체들을 육성하기 위한 획기적인 인력수급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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