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화자 수익성 악화...대기업은 흑자

작년 한 해 동안 별정통신업계의 경영성적은 업체 규모와 사업 충실도에 따라 극명한 대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진흥협회(회장 정장호)는 최근 1개월 동안 별정통신 1호, 2호, 3호 사업자를 대상으로 「99년 경영실적과 2000년 매출목표」를 조사, 전체 2134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경상비용으로 2309억원을 지출해 지표상 175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과는 200여개의 업체가 벌이고 있는 별정통신 시장경쟁 속에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측면과 함께 일부 대기업·우량업체와 중소업체의 경영지표가 명확한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분야별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국제전화를 주력으로 하는 1호 사업자의 경우 이 같은 경향을 더욱 뚜렷하게 반영하고 있다. 조사에 응한 31개 업체의 매출 총액은 전체 별정사업 매출 총액의 73%에 육박하는 1548억원이었다. 특히 SK텔링크·삼성SDS·LG유통·대우정보시스템 등 대기업 계열의 별정업체들이 전체 1호 사업자들의 매출 총액의 60% 이상을 기록하는 과점현상을 나타냈다. 또 이들 우량업체들은 경상이익에서도 대부분 흑자를 기록하는 등 1년반만의 사업성과로는 괄목할 만한 결과를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1호 사업자들 중에서도 중소규모 업체들이나 후발로 국제전화 시장에 뛰어들어 지명도에서 뒤쳐지는 업체들은 매출규모도 미미할 뿐 아니라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는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2호 사업자의 경우 업체 수는 많은데 매출규모는 별정통신 전체의 15% 안팎에 그쳐 내부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시장경쟁의 기반 자체가 무의미한 상황에 까지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49개 2호 사업자들은 주력사업인 재과금·호집중을 통해 362억원의 매출에 378억여원의 경상비용, 17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밖에 구내통신을 담당하는 3호 사업부문도 통신시설 구축비가 많이 소요되는 특징을 반영, 9개 업체가 22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248억원의 비용을 써 25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러한 작년 별정통신사업 매출결과는 앞으로의 별정통신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안정적으로 시장을 점유한 업체들과 매출·수익성 면에서 계속 악화되어 가는 업체들의 양극화가 가속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별정통신업체들은 올해 총 매출목표를 5271억원으로 99년보다 250% 늘어난 규모로 잡고 있는데 부문별로는 1호 사업자들이 3797억원, 2호가 716억원, 3호가 758억원을 각각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가 순탄하게 이뤄질 것인지는 미지수며 국내 별정통신시장의 구도변화와 맞물려 큰 오차가 생길 수도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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