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미완의 대기를 찾아라.」 코스닥시장의 초활황에 따라 그동안 일정 수준에 오른 성장 벤처투자에 매달렸던 국내 벤처캐피털업계가 초기(Early stage) 벤처기업에 대해 서서히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종합기술금융(KTB)·한국IT벤처투자·우리기술투자·일신창투 등 주요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최근들어 업력이 짧은 신생 벤처기업이나 창업벤처, 다른 벤처캐피털의 자금을 받기 전인 초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다.
이는 코스닥 등록이 가시권에 들어온 벤처의 경우 투자위험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창투사·신기술금융사·은행·증권사·투신사 등 투자업체간의 과열경쟁으로 할증(프리미엄)과 투자규모가 커 앞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스닥시장이 앞으로 몇년동안 활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 4월 총선과 금융권 제2구조조정, 유가급등 등 변수가 많아 코스닥 등록을 앞둔 기업에의 투자결정이 어려워 아예 장기적인 관점에서 초기 벤처투자에 관심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형투자에 주력했던 KTB(대표 권성문)는 최근 다양한 업종의 신생 벤처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KTB는 특히 올해안으로 인큐베이팅 전문 자회사를 설립, 창업 초기 벤처 40여개를 선정,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전체 투자기업(80개) 대비 30% 가량(25개)을 초기 벤처기업에 투자한 한국IT벤처(대표 연병선)는 앞으로도 이같은 비율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초기 벤처투자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큐베이션, 경영자문, 교육을 전담할 별도조직 구축을 검토중이다.
일신창투(대표 고정석)는 데이콤과 공동 운용중인 인터넷 벤처 전용 펀드의 투자기업 선정을 철저하게 초기 벤처기업에 맞추고 있다. 일신은 데이콤이 설립한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내 인큐베이션센터를 활용, 초기 벤처이면서 인큐베이션을 실시할 때 시너지효과가 가능한 비즈니스모델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장래가 유망한 신생벤처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우리기술투자(대표 곽성신)도 최근 거의 아이디어 단계인 넷퍼츠에 6억원을 투자하는 등 업력 3년 이내의 초기 벤처나 1차 외부자금조달(펀딩) 기업에 투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신창투 고정석 사장(43)은 『불과 1년 전만해도 벤처투자로 이처럼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 벤처캐피털은 한군데도 없었던 것처럼 앞으로 코스닥시장이 어떻게 변해 어떤 상황이 초래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창업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는 성공할 경우 수익률도 높고 코스닥 시황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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