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 소형가전분야 인력 중기·외국기업행 바람

정보통신 전문 인력들의 벤처기업행이 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가전3사 소형가전분야 마케팅 및 영업담당자들의 중소기업으로의 이직이 활발하다. 특히 국내에 진출한 외국가전업체들과 외산제품 수입업체들이 최근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가전3사 영업 인력에 대한 스카우트 손길을 뻗치고 있어 이들 인력이동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가전3사가 IMF이후 소형가전사업을 대폭 축소하면서 이 분야를 담당하던 인력들이 최근 중소 소형가전 전문업체의 사장이나 마케팅 담당자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삼성전자 소형가전 부문을 이끌었던 모 임원이 둘이나 K사 사장과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LG전자 소형가전 담당 임원도 같은 곳에 합류했다. 대우전자의 경우 소형가전 부문 담당자들이 모두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같은 소형가전 분야 인력들의 중소기업행이 최근에는 외국 가전업체 한국지사나 수입업체로 대거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로 가전3사 소형가전 담당자들 중 일부는 국내 진출 외국업체 및 수입업체들의 인력수급 현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조만간 국내 진출이 예상되는 외국업체의 한국지사 설립에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처럼 소형가전 분야 담당자들이 중소기업 및 외국 가전업체로 이직하고 있는 것은 가전3사가 최근 디지털 경영을 펼치면서 디지털과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소형가전 분야를 소외시키면서 해당분야 담당자들을 등돌리게 한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수입선다변화가 전면해제돼 외국제품의 유통환경이 대폭 개선되자 국내 진출을 오래 전부터 타진해 왔던 외산 공급업체들이 본격 진출에 나서면서 국내 마케팅 인력 스카우트에 나선 것이 맞물려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외산 가전업계로 이직을 고려중인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출신들은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전문업체로 옮기는 것을 일종의 하향이동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더구나 외제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성향을 감안해서라도 확고한 브랜드 파워와 선진적인 마케팅 시스템을 갖춘 외국업체로 옮기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대기업체 소형가전 담당자들의 인력이동이 자칫 중소 소형가전 전문업체들로 불똥이 튈 경우 마케팅력이나 브랜드 인지도 등 많은 부분에서 외국기업에 뒤지는 국내 소형가전 전문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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