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에 진입하려는 업체들의 인터넷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증권업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으로 주식을 공모하는 기업들이 액면가의 몇십배에 달하는 금액을 공모가로 산정, 공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특히 성장성은 있을지 모르나 아직 매출실적이 미미한 데다 일부기업의 경우는 수익구조도 맞추지 못해 마이너스에 이르는 등 경영실적이 극히 부진한 데도 불구하고 액면가의 5∼20배에 달하는 고액의 공모가를 산정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인터넷공모를 실시한 어울림정보기술은 액면가 1만원인 자사주식을 인터넷으로 공모하면서 무려 12배인 12만원을 공모가로 산정,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적정가 논란을 일으켰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방송장비공급 업체인 디지털퓨전도 액면가 5000원인 주식을 10배에 근접한 4만원을 공모가로 산정, 인터넷으로 공모했다. 이들 기업은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액면가에 비해 공모가는 높았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공모등록은 주주명부·정관·등기부등본 등 필요서류만 갖추면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공모내용에 대한 심사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 자체가 기업의 건전성이나 신인도를 보장하는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문제이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현상은 올들어서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두 달 동안 유가증권발행 신고절차가 필요 없는 10억원 미만의 소액사이버 공모가 65건에 이르는 등 지난해에 비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오는 4월 인터넷공모에 대한 규제강화를 앞두고 더욱 늘어나고 있다. 표 참조
이미 포윈정보기술이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을 5000원에 공모하기로 했으며 새한정보기술과 코리아카닷컴도 각각 5000원(액면가 500원, 11일)에 공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거림정공은 11일까지 액면가 500원인 주식을 6배인 3000원에 공모하기로 했다. 타운넷도 액면가 5000원보다 무려 20배나 많은 10만원의 공모가를 산정, 11일까지 9억9000만원을 공모할 예정이며 해마컴도 액면가 5000원인 주식의 공모가를 16배 높은 8만원으로 산정해 9일까지 9억9000만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 외에도 아이오시스템(액면가 5000원, 공모가 2만원), 다크호스(액면가 5000원, 공모가 3만원), 제로원(액면가 1만원, 공모가 5만원) 등도 이달까지 공모에 나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기업의 공모가 유가증권발행신고 절차는 물론 회계사의 감사결과를 요구하지 않은 10억원 미만의 소액공모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며 『이들 기업은 특히 10억원 미만의 소액 사이버공모도 금감원에 공시서류를 제출하고 공모내용에 대한 감사인의 의견도 첨부해야 하는 등 감시감독이 강화되는 4월을 피해 이달에 집중적으로 인터넷공모를 실시하고 있다』고 지적, 투자자의 주의를 요청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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