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주가가 그룹의 가치와 미래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의 하나로 비쳐지면서 각 그룹이 주가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삼성·LG·SK는 물론 미래산업·메디슨 등 벤처지주사 관련 계열사들의 주가를 면밀히 분석, 15회에 걸쳐 매주 수요일 게재한다. 편집자
현대그룹의 주가는 5대 그룹 계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최근들어 일부 계열사의 주가가 액면가 이하를 밑돌자 그룹 각 계열사들이 수백억원을 투입, 자사주식을 매입하고 공시를 강화하는 등 주가관리에 나섰지만 별 효력이 없다. 얼마전에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그룹차원에서 주가관리를 하겠다고 나설 정도다.
7일 현재 현대중공업(3만2500원)과 현대전자(2만1850원)만이 2만원선을 넘어섰을 뿐 현대자동차(1만4750원), 현대증권(1만9250원), 현대해상보험(1만7300원), 현대엘리베이터(1만9000원)가 1만원선, 현대상선(7960원), 현대미포조선(7810원), 현대산업개발(7170원), 기아자동차(5370원) 등이 5000∼1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현대종합상사(3530원), 현대강관(2880원), 현대건설(4180원), 현대금속(2330원), 현대정공(4780원) 등은 액면가 이하에서 맴돌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이 연초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전자는 특히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연초 4만원대 이상을 적정주가로 제시하는 등 큰 폭의 상승세가 점쳐졌지만 7일 현재 간신히 2만원대에 턱걸이하고 있다.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현대상사 등 현대 주력계열사들의 주가도 연초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현대건설과 현대종합상사는 액면가 이하를 맴돌고 있다.
굿모닝증권 구본준 연구위원은 『현대전자는 당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고 윈도2000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3월부터는 주가가 점차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었다』고 말하고 『게다가 엔화약세와 반도체 현물가 상승이라는 호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전자의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은 현대측의 주가관리 의지가 투자자들에게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며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대 계열사의 대부분이 정보기술(IT) 부문보다는 비IT 부문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삼성그룹의 IT계열 시가총액이 그룹전체 시가총액의 85.6%를 차지하는 반면 현대그룹은 30.6%선에 머물 정도로 IT 비중이 작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정보통신 등 IT주가 국내 주식시장의 주도주로 부상하면서 여타 종목들은 주식시장에서 「왕따」 신세나 다름이 없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 계열사의 IT비중이 절대적으로 낮은 상태에서 그룹총수가 아무리 주가관리를 선언했다 하더라도 큰 폭의 상승세를 예상하기는 힘들다』며 『따라서 현대전자와 같은 IT계열사에 대한 체계적인 주가관리 체계를 수립함은 물론 현대상사 등 산업흐름에 편승할 수 있는 계열사의 IT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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