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향후 2년간 벤처기업에 5400억 투자

삼성, 현대, LG, SK 등 4대 그룹간의 벤처투자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가 향후 2년간 5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 4대 그룹간의 벤처투자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현대는 7일 현대종합상사·현대전자·현대정보기술·현대건설 등 계열사 출자를 통한 벤처펀드 결성과 벤처사업 직접투자 형식으로 올해 2900억원, 내년에 2500억원 등 총 5400억원을 벤처투자 부문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는 이를 통해 5대 핵심업종 가운데 전자·정보통신 분야를 집중 육성, 21세기형 사업구조로 전환할 계획이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를 위해 대규모 벤처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는 이에 따라 우선 다음달께 1720억원을 들여 벤처펀드 6개를 결성하는 등 오는 2001년까지 총 32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현대전자, 현대정보기술, 현대종합상사, 현대건설 등 비금융사를 중심으로 단독 또는 공동펀드 형태로 결성될 예정이다.

현대는 이 펀드를 통해 연구개발(R&D) 아웃소싱에 적합한 유망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을 비롯해 계열사 분사기업, 현대전자 등 계열사 협력업체, 전략적 제휴업체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는 또 삼성그룹(삼성물산)과 마찬가지로 현대종합상사를 통해 인터넷·정보통신 벤처분야의 지주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 아래 이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에 총 3000억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이 최근 목동에 건립한 벤처지원센터에 유망 벤처기업을 입주시켜 사무실은 물론 투자정보와 경영자문을 제공하고 스톡옵션을 갖는 벤처인큐베이팅사업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는 또 벤처펀드 외에 현대전자, 현대종합상사, 현대증권 등 8개 계열사를 통해 총 2200억원을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증권은 유망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공개, 등록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현대투신증권은 코스닥 등록 이전의 유망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기로 하는 등 전그룹차원에서 공격적인 벤처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의 이번 대대적인 벤처투자 계획 발표로 최근 벤처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을 필두로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 삼성 전자계열사가 총동원돼 벤처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삼성그룹 등 4대 그룹의 자존심을 건 벤처투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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