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2000>윈도2000 한국상륙, MS 신화 다시 쓴다

윈도2000의 한글판 출하로 국내 컴퓨터 산업은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타게 됐다.

최대의 격전장이 될 서버시장은 벌써부터 전운에 휩싸여 있고 PC 업계도 윈도2000 시대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 또한 윈도2000에 실현된 새로운 특성을 충분히 활용, 신규시장 개척을 통해 시장을 크게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있다.

물론 윈도2000의 초기 버전에 대한 안정성 검증이 확실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같은 비판에 대해 내부적으로 충분히 안정성을 검증해 왔다고 반박하면서 앞으로 자사의 모든 컴퓨터 운용체계(OS)를 윈도2000으로 통합해 나가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윈도2000은 윈도9x와 NT 등 기존 윈도를 통합, 대체하면서 앞으로 세계 컴퓨터 시장의 신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윈도2000은 기업의 서버뿐 아니라 데스크톱과 노트북컴퓨터에도 채택됨으로써 서버-클라이언트 아키텍처 통일에 기반한 강력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컴퓨터 자산 소유비용(TCO)의 감소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게 MS의 설명이다.

이런 예상에 따라 국내에서도 윈도2000이 정식으로 출시되기 오래 전부터 일부 기업들은 이 새로운 OS를 기반으로 한 전산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동아제약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인사, 급여, 회계, 생산, 영업, 무역 등 경영 전반을 포괄하는 신정보시스템을 윈도2000 기반으로 구축하기 시작해 현재는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짓고 본격 가동을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한 회사 관계자는 윈도2000을 채택하게 된 배경을 『가격대비 성능의 우수성과 개방형 시스템으로서의 유연성 때문』이라고 밝히고 『최신 기술을 앞서 습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잘 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삼성물산, 롯데제과, 아시아나항공, 호남석유화학, LG쇼핑 등도 동아제약과 더불어 일찌감치 윈도2000 기반의 시스템을 구축해 온 선두 기업들로 대부분 시스템 구축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상태다.

이중 특히 롯데제과는 10여년간 가용해 온 메인프레임을 윈도2000 시스템으로 교체했으며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시스템 구축 성공여부에 따라 그룹사 전체의 그룹웨어를 윈도2000 기반으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의 구축 사례를 모델로 해 많은 기업들이 윈도2000 출시후 이 OS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기업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설 것으로 한국MS측은 전망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윈도2000은 크게 서버 버전과 업무용 데스크톱 및 노트북컴퓨터 버전으로 구분된다.

서버 버전으로는 파일 및 프린트 서버, 애플리케이션 서버, 웹서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표준형 「윈도2000 서버」와 가용성이 높고 확장성이 강화된 미드레인지급 「윈도2000 어드밴스트서버」가 출시된다. 최상위 기종인 데이터센터서버는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중 윈도2000 서버는 관리의 단순화, 보안 강화, 상호운용성 확대 등의 특성을 갖는 액티브 디렉터리, 인트라넷과 웹기반의 업무용 기간 솔루션을 전개하는 데 필요한 통합 웹플랫폼 기능과 COM+, 트랜잭션과 메시지 큐잉, XML 지원 기능 등으로 다수의 워크그룹과 지사를 갖고 있는 기업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어드밴스트서버는 표준형인 윈도2000 서버의 모든 기능과 특성에 더해 높은 수준의 확장성과 신뢰성, 가용성을 겸비한 OS로 최대 8GB의 메모리와 8웨이 다중처리(SMP) 시스템을 지원, 전자상거래와 인터넷·인트라넷 사이트 및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등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용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또 업무용 데스크톱 및 노트북용인 프로페셔널은 프로세스와 컴포넌트 분리 등을 통해 시스템 사용중 재부팅 상황이 거의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 안정성이 대폭 향상됐고 전원 및 배터리 관리 기능 개선과 동기화 기능 등을 통해 이동컴퓨팅 환경을 지원하며 개인메뉴 설정, 네트워크를 통한 원격설치 지원, 자동설치 스크립팅 도구, 통합 인덱싱 및 검색 등으로 사용 또는 관리가 쉽다. 또 익스플로러 5.0과의 완벽한 통합과 다양한 인터넷 표준 지원으로 인터넷 업무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새로운 기능과 특성들로 인해 윈도2000은 인터넷 환경을 위한 비즈니스 OS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특히 기존 NT서버 사업을 전개해 온 서버업체들의 윈도2000에 대한 기대는 매우 크다.

이번 출시 기종에서는 제외됐지만 하반기 출시 예정인 32웨이 다중처리 지원 기능을 갖는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용인 윈도 데이터센터서버를 포함한 윈도2000 서버군이 가격경쟁력에서 유닉스에 크게 앞설 뿐 아니라 성능 경쟁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컴팩코리아, 한국HP, 한국유니시스, SGI코리아 등 주요 서버업체들은 윈도2000 출시에 맞춰 일제히 신제품을 발표하고 서버시장 공략의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PC업체들도 윈도2000을 탑재한 다양한 모델을 선보인다. 그동안 「윈도2000 Ready PC」를 보급해 온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IBM, 대우통신, 세진컴퓨터랜드, 현대멀티캡, 현주컴퓨터 등 주요 업체들은 윈도2000 공식 호환성 테스트를 통과해 「Designed for Windows 2000」 로고를 획득한 데스크톱 및 노트북 모델들을 윈도2000 국내 출시를 전후해 일제히 발표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기업들의 정보화 투자 중요성 인식확대 및 이동컴퓨팅 환경의 증가 등에 힘입어 전세계 기업시장에서 윈도2000 프로페셔널 장착 PC의 구매비율이 30% 이상 될 것으로 보고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솔루션 업체들도 윈도2000 기반의 전자결재, 지식경영, 원격교육 및 인터넷 방송 등 다양한 솔루션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삼양데이타시스템과 영산정보통신이 익스체인지 서버 5.5와 아웃룩 및 디지털 대시보드를 활용한 전자결재 솔루션과 멀티미디어 PC 등을 활용한 최첨단 원격교육 시스템을 각각 선보이는 등 윈도2000용 솔루션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다우데이타시스템 등 유통업체들도 마케팅 프로그램의 하나로 윈도2000 업그레이드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특수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MS의 고현진 사장은 이에 대해 『윈도2000은 21세기 기업의 컴퓨팅 환경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OS』라며 『윈도2000을 미리 채택한 고객사들의 성공사례와 윈도2000용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솔루션이 대거 발표됨으로써 고객들은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윈도2000의 앞날이 탄탄대로만은 아닐 것이라고 업계 일각에선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이 제품의 출하를 전후해 국내 리눅스업체들의 신제품 발표가 잇따를 전망이며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이미 새로운 유닉스 OS인 「솔라리스8」을 발표하는 등 리눅스와 유닉스 양 진영의 반격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PC업체들은 당분간 비즈니스용으로는 윈도2000, 가정용으로는 윈도98 및 후속모델인 「윈도 밀레니엄」을 채택해야 하는 과도기에서 오는 혼란으로 인해 윈도2000의 마케팅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MS는 가정용 PC에 사용되는 윈도2000 버전을 오는 2002년께 발표할 예정이다.

<오세관기자 sko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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