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무역수지 악화 비상

정부는 무역수지가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집중키로 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1월 4억달러 적자에 이어 이달들어 24일까지 12억달러의 적자를 나타냈으며 무역협회는 고유가, 엔화 약세, 원화 절상, 임금·물가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내년부터는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 흑자기반이 붕괴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따라 정부는 26일 엄낙용 재경부 차관 주재로 「제2차 거시경제종합점검회의」를 열어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 배석한 권오규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국제유가는 두바이산 기준으로 올해 평균 배럴당 21.25달러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엔저, 위앤화 평가절하 가능성으로 국제수지가 악화될 수도 있다는 견해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무역수지는 이달 하순들어 점점 개선되고 있는 만큼 2월에는 균형을 이루고 1·4분기 전체로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또 『경기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만 유통혁명, 인터넷혁명 등에 따른 물류비용 감소와 여전히 100만명을 웃도는 실업률 등으로 인해 인플레 압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따라서 인플레 압력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는 데 참석자들은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13.4% 늘어난 1630억달러, 수입은 25.2% 증가한 1500억달러로 무역수지 흑자가 13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이날 회의에서 보고했다. 이어 엔화 10% 절하, 유가의 배럴당 1달러 추가상승 등만으로 올해 무역수지가 25억달러 정도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무협은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원화환율 하락방지가 최대 과제며 재정긴축 등을 통해 물가 및 임금을 안정시키고 유가인상으로 외화사정이 호전되는 중동지역 수출확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 23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합의, 미국의 산유국에 대한 증산유도와 전략 비축유 방출 등에 따라 올해 유가는 배럴당 20∼25달러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유가가 연평균 25% 상승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0.44% 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 물가는 1.62% 포인트 상승하며 국제수지는 38억8000만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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