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알카텔이 현지 시각으로 22일 원거리통신망(WAN) 장비 전문업체인 뉴브리지를 71억 달러에 주식교환방식으로 전격 인수함에 따라 알카텔코리아(대표 김만철)가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의 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지난 98년만해도 알카텔의 국내 입지는 지멘스, 마르코니 등 다른 유럽업체와 마찬가지로 극히 미미한 수준. 그러나 지난해 3월 재미교포인 김종윤씨가 설립한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자일랜을 인수, 국내 발판을 다진 데다가 국내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망 구축이 시작되면서 한동안 국내 ADSL 시장을 독점, 주목받기 시작했다. 게다가 비동기전송모드(ATM) 스위치, 광대역 무선가입자망(BWLL) 1위 업체인 뉴브리지마저 인수하면서 올해 양사를 합친 국내 매출규모는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에 필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카텔코리아(대표 김만철)는 이번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1억3000만 달러의 매출을 예상했으나 뉴브리지 인수로 최소 3000만 달러, 최대 5000만 달러 정도의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대형 ATM 장비에 강점을 가졌던 뉴브리지와 에지급 ATM 스위치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던 자일랜의 제품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 양사가 모두 강점을 보유한 BWLL 분야에서는 타 장비업체에 비해 크게 앞서갈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알카텔코리아와 한국뉴브리지(대표 박강순) 측은 통합과정이 적게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각자의 조직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케이블트론을 제외하고 매출규모가 10억 달러 이상의 중형 업체들이 모두 인수된 만큼 이제 대형업체들 간의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국내에 진출한 해외장비업체들이 매출규모 확대로 인한 규모의 경영이나 마케팅을 크게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100∼200억대의 매출에 머무르고 있는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에게는 호재보다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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