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로 책을 보는 「전자서적」 시대가 열리고 있다.
책을 디지털 콘텐츠 형태로 다운로드받아 PC에서 읽을 수 있는 전자서적은 이미 해외에서는 보편화된 서비스로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전자서적 서비스가 인기를 얻자 누보미디어사의 「로켓e북」과 같은 전용 단말기까지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이후 전자서적 사이트들이 속속 등장, 현재 「바로북」과 「YES24」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얼북」 「온북」 등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확대 일로에 있다.
이들 국내 전자서적 서비스업체는 인터넷에서 콘텐츠를 다운로드받아 오프라인 상태에서 전용 리더(Reader)프로그램을 이용해 책을 보는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이용료가 실제 책을 구입하는 가격의 절반 정도에 그쳐 네티즌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대표적인 사이트가 「바로북」(http://www.barobook.co.kr). 초록배카툰즈(대표 배성비)가 서비스하고 있는 바로북은 무협지를 중심으로 총 4000여권의 콘텐츠를 확보하고 종이책보다 대폭 저렴한 권당 2000원 정도에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이 회사는 무협소설뿐만 아니라 일반소설·시·동화·컴퓨터서적 등으로 아이템을 확대해 올해안에 1만권의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이다.
바로북은 작가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이용자에게 보다 편리한 독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다기능 전자북 리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윈도의 크기 및 색·글꼴과 같은 환경을 사용자 입맛에 맞게 변경할 수 있어 이용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YES24(대표 이강인)가 운영하고 있는 「웹폭스」(http://book.webfox.co.kr)도 대표적인 전자서적 서비스 사이트로 꼽힌다. 현재 이 사이트는 「왜란종결자」 「퇴마록」 「파이로매니악」 「악몽」 등 주로 팬터지소설류 14종 30여권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책 한권의 가격은 2500원에서 3600원으로 종이책의 절반 이하 가격이면 구입할 수 있어 팬터지 마니아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밖에 「리얼북」(http://www.realbook.co.kr)과 「온북」(http://www.onbook.co.kr)도 최근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전자서적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초록배카툰즈의 최익섭 팀장은 『전자서적은 절판이나 재고의 우려가 없고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라며 『전자서적은 언제든지 데이터베이스에서 꺼내 읽어볼 수 있고 종이책처럼 팔리지 않아 재고부담을 느낄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사용자 입장에서 전자서적은 독서를 하면서 다른 인터넷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화면을 한번만 클릭하면 보던 소설에서 빠져나와 다른 책이나 또는 읽고 있는 책에 대한 평론가의 비평을 볼 수 있다. 또는 음악을 즐길 수도 있다. 한마디로 TV 채널을 돌리듯 서적을 골라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전자서적의 보급을 위해 넘어야 할 걸림돌이 많다. 우선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최근에 출판된 서적들만 디지털형태로 갖추고 있을 뿐 90년대 이전의 책들은 아직까지 디지털화되지 않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콘텐츠를 가진 주요 출판업체들의 소극적인 대응이다. 일반 출판사들은 전자서적 시장이 종이책 시장을 완전히 대체, 출판사의 입지를 위협할 것으로 보고 콘텐츠의 제공을 회피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출판사의 우려는 「기우」일 뿐이라고 전자서적 공급업자들은 말한다. 전자책과 종이책은 서로 다른 고유의 특성이 있어 서로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할 것이며 전자서적의 보급확대가 오히려 종이책의 소비를 촉진, 전체 서적시장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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