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견제행위 규제방침 발표, 인터넷 쇼핑몰업체들에 표준약관 사용 권고 등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자상거래(EC) 활성화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제품공급 중단 압력을 부당거래행위로 규제하겠다는 조치는 이미 표면화한 온라인 유통과 오프라인 유통업체간의 갈등에 온라인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공정거래위는 15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상품을 싸게 판다는 이유로 제조업체가 대리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에 제품공급을 중단할 경우 부당한 거래거절이나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로 분류돼 매출액의 2%까지 과징금을 물리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 인터넷 사업자를 방해하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사업자단체를 통해 제조업체나 다른 유통업체에 압력을 가할 경우에도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저촉돼 매출액의 5%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물릴 방침이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구조가 바뀌고 있고 EC를 통한 직거래가 활성화하는 상황에서 기존 유통업체들의 반발만을 의식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과 어긋난다』며 『EC 활성화를 위해 시행령을 개정,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고 있는 제조업체들이 기존 대리점들의 반발을 의식해 자체 쇼핑몰이나 다른 인터넷 쇼핑몰에 제품을 직거래 가격으로 싸게 넘기지 못해 인터넷 쇼핑몰의 강점 중 하나인 저렴한 가격유지에 걸림돌이 돼왔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조치에 대해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일단 환영하고 나섰다. 쇼핑몰 업계는 『제조업체가 쇼핑몰과 직거래를 하면 유통업체에서 납품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 때문에 인터넷 쇼핑몰이 저렴한 가격에 제품공급이라는 장점을 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번 조치를 반겼다.
실제로 쇼핑몰 업체들이 제조업체와 직거래를 할 경우 기존 유통점에 공급하는 가격과 동일한 수준으로 거래를 하는 형편이다. 아직까지 오프라인 업체들의 입김이 강한 만큼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솔CSN을 통해 자동차판매에 나선 쌍용자동차는 대리점의 반발을 고려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을 동일하게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판매노조의 반발을 우려해 인터넷 업체와 추진하던 전략적 제휴 마케팅 계획을 중단했다. 가전업계 역시 기존 대리점과 사이버 유통간의 공존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공정위의 제재조치 발표는 온라인 쇼핑몰의 활성화에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공정위의 조치가 과연 온라인, 오프라인 유통업체간 갈등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전문쇼핑몰의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격변의 시대에 강제적인 조치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사기를 꺾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이들을 전자상거래 환경으로 유도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선 온라인 쇼핑몰은 가격경쟁력보다는 서비스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 더 중요하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공조체제없이는 EC 활성화도 어렵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의 관계자도 『문제가 되는 것은 전문쇼핑몰보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운영하는 대기업들』이라며 『이 경우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 계약을 통해 해결할 문제며 이를 어기는 경우 민법상의 테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정부의 강압적인 제재조치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시대 흐름에 따라 생기는 단순한 힘겨루기 차원의 문제를 정부에서 강압적으로 처벌하겠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성균관대 정태명 교수는 이와 관련, 『최근의 상황은 오프라인 상인들에게 커다란 위협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들도 생존권을 유지해야 하는 국민인 만큼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제조업체, 쇼핑몰 등이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인 만큼 강압적인 제재조치보다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다』며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이 어떻게 특화되어야 할지를 지도하고 전자상거래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공정위의 조치가 EC 활성화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변신을 촉구하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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