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349)벤처기업

최고의 버전<11>

어머니는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

『니 몰라서 같이 살라 하나? 니 애비 술 주정 며느리까지 받게 하려고 하니?』

『아버지도 옛날 같으려구요?』

『니 몰라서 그런다. 제 버릇 개주니. 하나도 안 변했다.』

『아버지도 나이가 드시는데 계속 그러시면 어떻게 해요? 아버지 사업은 잘 되고 있어요?』

『지질한 공사 하청 맡아서 손해볼 때가 더 많다. 겨우 목구멍에 풀칠을 할 정도니.』

어머니는 우리와 같이 살면 안된다고 하면서도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목구멍에 풀칠 할 정도라고 한 말이 그것을 의미했다.

『이제 아버지도 그 일에 손떼시게 하죠. 대책을 강구해 볼게요.』

『니들 정말 안 먹어도 되나?』

『기차 안에서 먹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부엌에 들어가 먹을 것을 챙겼다. 어머니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송혜련이 나를 쳐다보면서 따졌다.

『부모님을 모실 것인가예? 아까 기차 안에서는 반대로 이야기하더니만 어머니를 보자 마음이 바뀌었나예?』

『아니, 그게 아니고, 꼭 같이 살자는 것은 아니오. 우선 우리 집 부근에 조그만 아파트를 하나 얻어드리는 방법도 있지. 아버지는 아버지라고 해도 어머니는 나하고 같이 사시고 싶으실 거야. 그렇다고 당장 그렇게 하자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연구해 보자구.』

『연구해 보자케예? 이게 무슨 컴퓨터 프로그램인가예? 연구해서 될 일인가예?』

『아니, 그게 아니고, 다음에 이야기하지.』

어머니가 상을 차리고 들어왔다. 송혜련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여자는 왜 이렇게 시부모 밑에서 함께 사는 것을 싫어할까. 나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상위에는 무슨 제사를 지내고 난 것같이 잡채와 부침, 그리고 떡이며, 식혜가 있었다.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다. 이틀 전에 내려온다고 연락을 하였더니 그 동안 아들에게 주려고 준비해 놓은 음식이었다. 그래서 나는 먹지 않을 수 없었다. 송혜련은 무슨 불만인지 음식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음식을 먹고 있는 나의 옆에서 어머니는 송혜련의 속이 뒤집힐 것만 같은 말을 계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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